늑대가 나타났다-이현승
늑대가 나타났다 이현승 대화가 없는 식사란 이런 것이군 침 넘기는 소리만 들리는 가운데 늑대는 게걸스럽고 늑대는 거칠고 늑대는 무례하고 그러나 당신의 식사가 식탁의 구도를 벗어나지 못하듯 내가 당신을 사랑할 수 없는 건 그 게걸스러움 때문이죠 늑대의 식서아 앞에서 가족들의 식사는 용맹하죠 악어의 입에 자신의 머리를 넣는 곡예사처럼요 겁에 질린 낙타처럼 밥통을 꺼내야 할지도 늑대는 늘 배가 고프고 그러니까 늑대는 늘 도망 중이고 결과적으로 늑대는 일과 휴식이 분리되어 있지 않아요 자신의 몸무게보다 무거운 식욕을 가지고 있지요 -중력을 그와 같은 방식으로 이해하세요 식사 중 여행이거나 여행 중 식사이거나 여하튼, 굶주림 없이 늑대를 이해한다는 것은 곤란해요 포만감으로 충만한 노래하는 늑대를 본 적이 있나요?..
詩
2014. 1. 1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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