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거북 1
나와 거북 1 문태준 거북 한 마리를 샀네그의 등때기와 목을 사랑하였네물속에 돌을 하나 놓았네앉을 데를 내주었네침묵이 생겼네돌이 두 개가 되었네굼뜨고 굼뜬 거북은물돌 밑에 살았네오늘 낮엔 처음 목을 빼나를 빤히 들여다보더니젯상의 병풍을 접듯물 바깥의 나를 접어겹겹의 주름 덩어리로 만들어하나의 주머니인 몸속으로천천히 지극히 천천히데리고 들어갔네생각 하나가 오그라지는 얼굴 하나가가슴속으로들어가는 모습을 보았네 ---- 나와 거북 2 문태준 시간이여,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사람에게 마른 데를 보여다오 아무도 없는 텅 빈집에 내가 막 들어섰을 때 나의거북이 작은 몽돌 위에 올라 앉아 사방으로 다리를벌리고 몸을 말리듯이 저 마른 빛이 거북의 모둔 소유(所有)이듯이 걸레처럼 축축하게 밀고 가는 시간이여, 마른 배를..
詩
2014. 1. 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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