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풀릴 가망 없는 미스터리-겨울일기 첫 번째 이사는 월세 15만원이었다. 가끔씩 그 건물을 지나갈 때면 지금도 놀란다. 누군가 살고 있을까봐. 바닥은 따뜻할까? 라는 걱정이 반사적으로 떠오른다. 당시 그곳은 누군가 '살았다는 것'이 의심스러운 집이었다. 곰팡이가 주인이었다면 모를까. 그러나 군대에 간다는 세입자가 1년 하고도 6개월 살았다는 주인의 말에 쉽게 의심을 거두던 스무살이었다. 얼굴도 모르는 '그'에게 위안을 받았다. 서늘하다 못해 축축한 북향. 빛이 아스라하게 들어왔다. 해질무렵이 아침보다 환했다. 무엇을 보고 따졌는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무언가를 살폈고 근엄하게 계약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 다른 집으로 이사해야 했다. 네 벽을 타고 물이 기어 올라왔다. 보일러 배관이 터져서 불이 돌지 ..
(...)첫 주부터 당신들 둘은 함께 지냈고 대부분의 시간은 침대에서 보냈다. 당신은 서로에게 동화를 읽어 주는 의식을 생각해 냈고, 6년 후 딸이 태어날 때까지 죽 계속해 왔다. 이런 식으로 서로에게 책을 읽어 주는 친밀한 즐거움을 발견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내가 라는 제목의 긴 산문시를 썼다. 마지막 열네 번째 편은 당신의 심장을 불규칙하게 뛰게 만든다. 그 시는 캐럴 가 153번지 3층 아파트 침실에 붙어 있다. 109-110 폴 오스터, 『겨울일기』, 열린책들, 2014. 당신에게 이야기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야기는 제 빛을 갖고 있지 않다 해도 멈추지 않고 남들이 빌려 가며 돌고 돌 것입니다. 나는 빌려 주고 도둑질하고 컸다고 조그맣게 변해 가는 달을 가져가겠습니다. 가장 작은 달,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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