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전부
겨울 전부 리산 내가 떠나온 그 밤에 폭설이 시작됐다는 말을 들었다 누가 눈보라 치는 들판에 불을 놓았나 눈꽃과 불꽃 사이를 날아다니고 있을 겨울 까마귀들 평생 그곳을 그리워했지만 다시는 가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지나온 날들을 생각하며 같이 웃고 울기도 하다가 다시 만난 기쁨에 손을 꼭 잡고 행복해 하였더라 두 가지 버전의 이야기 사이로 능동과 부정 수동과 긍정 사이로 나부낀다 눈이 오지 않던 눈의 땅 눈보라 눈보라를 기다리며 올 것이다 오지 않을 것이다 한 잎씩 떼어내던 꽃잎 점 이파리들 안개 낀 국경을 넘어가는 야간열차의 불빛을 바라보며 하루 한 번 한 바구니의 홍합과 꽃가루가 점점이 떠 있는 맑은 차를 구하기 위해 거리의 끝으로 갔었다 그런 어떤 밤이면 길을 잘못 든 고라니들은 산기슭으로 난 도로..
詩
2014. 1. 15.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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