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날들의 밥상-최치언
가난한 날들의 밥상 최치언 당신 미쳤어요 남이 쓰다 버린 밥상은 왜 가지고 들어와요 여자는 신문지 위에다 밥을 차리며 쫑알거렸다 언제까지고 신문지 위에다 밥을 놓고 먹을 순 없잖아 밥상은 정말 낡고 색이 바래 있었다 그런 것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한쪽 다리가 심하게 부러져 있었다 제대로 서지도 못하는 밥상으로 도대체 뭘 하려고요 여자는 밥주걱을 대신하여 수저로 밥을 퍼담고 있었다 내가 한 손으로 이렇게 받치고 있지 그럼 되잖아 당신 정말 미쳤군요, 그들은 그렇게 밥을 먹기로 했다 여자가 먼저 밥을 먹고 그동안 남자는 밥상을 떠받치고있다 이번엔 여자가 밥상을 떠받치고 남자가 밥을 먹고 있다 정말 왜 이렇게 살아야 하죠 여자가 떠받치던 밥상의 다리를 흔들자 남자의 국그릇이 대신 울어준다 그런데 사실 ..
詩
2014. 2. 1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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