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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를 빼놨다. 잠깐이고, 별다른 문제는 없을 거다.
내년과 내후년, 그리고 그 이후로의 시간은 거짓말도 못하고 백지다. 너덜거린다. 올해는 유난하다. 찢어버릴 용기는 없지만 지금은 그저 그 밑에 수두룩한 크레파스는 치워야 한다. 는 마음이다. 그러나 과연 치울(수 있을) 것인가. 색색을 집고서는 크레파스에 대한 생각으로 한 달 한 달을 보내지 않으려나.
크레파스의 냄새와 두껍게 발려도 깊어지지 않는 색깔과. 그러나 부러지지 않는 기대로 만들어진 크레파스.
일요일이 나를 보내고 있다.
남들 다 하는 걸 왜 하는지 알겠더라 언니. 초도 꽂구, 십구팔칠도 세보고, 종소리도 듣고 그랬지. 새해 안부를 묻는 동생의 이야기에 늦은 초를 켜봤다. 초가 다 녹을 때까지 기다리자는 석이의 말에 약간 웃었다. 솔직해지고 싶다. 맛있을 거란 기대보다는 그저 케익같은 맛이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산 케익은 맛 없었다. 하지만 어떤 케익을 먹어도 '케익같은 맛'이 무엇인지는 아마 계속 모를 것 같다는 마음이, 이날의 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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