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러운 방식
낮은 하늘에 마른 구름이 몇 점. 그 아래 생각났다는 듯 하나 둘 불이 켜지는 거리다. 바닥을 이는 낙엽이 스산한 리듬을 이루는 저녁, 한 사람이 이 우울함에 맞춰 어디론가 뛰고 있다. 그는 충전잭을 찾아 벌써 네 개의 대리점을 찾았다. 그의 주머니 속엔 뜀에 맞춰 불안하게 흔들리는 꺼져가는 핸드폰이 있었다. 그의 핸드폰은 당시 고객수를 늘리기 위해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으로 판매하던 그야말로 ‘보급형’ 제품이었다. 화면은 말할 수 없이 작았고 오밀조밀한 자판을 갖춰 대체로 작다는 게 자랑인 제품이었다. 사용한지 1년쯤 되었을까. 스마트폰이 대두되기 시작하더니 모든 것을 바꾸려는 듯 물결이 거세게 일었다. 그가 밤거리를 뛰어다녔던 것은 이 물결과 무관하지 않다. 바뀌는 시대를 대하는 한 사람의 무력한 태도..
풍경의 맛
2015. 11. 2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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