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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전시를 봤다.
해를 등지고 있는 집에서 무료하게 있다가 세 시쯤 가볼까 싶었다. 이내 내일로, 다음주로 미루고 싶었지만 미룰 수 있는 시간이 없음을 알았다. 다음달 15일이면 끝나는 전시였다. 한 시간이면 도착할 것이었다. 멀리 인도에서 온 얼굴에는 양감 가득한 그림자가 있었으며 책에서만 보던 귀한 불상은 시대 순으로 서 있었다. 페이지를 넘기는 것처럼 다음과 다음이 연상되었다. 그 끝에는 미술사 책을 넘기던 예전의 내가 있었다.
반가사유상은 두 점 나란히 였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천장에 자리한 조명 아래였다. 그것은 해처럼 떠올랐다가 지길 반복했다. 빛에 따라 지는 그늘에 얼굴을 수 차례 보다가 왔다. 그곳에서 며칠을 산 것 같았고, 그것은 며칠이 아니라 몇 년일지도 몰랐다. 나오니 밤이 저릿저릿했다.
나는 도록을 사는 사람은 아닌데, 나의 한 때를 채웠던 시간을 간직한다는 생각으로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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