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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_읽기

_봄밤 2015. 2. 1. 20:33






봄철에 티파사에는 신들이 내려와 산다. 태양 속에서, 압생트의 향기 속에서, 은빛으로 철갑을 두른 바다며, 야생의 푸른 하늘, 꽃으로 뒤덮인 폐허, 돌 더미 속에 굵은 거품을 일으키며 끓는 빛 속에서 신들은 말한다. 어떤 시간에는 들판이 햇빛 때문에 캄캄해진다. 

알베르 카뮈,『결혼』


참으로 진지한 철학적인 문제는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자살이다.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철학의 근본 문제에 답하는 것이다. 


『시지프 신화』


"우리 집안에는 아무도 글을 읽을 줄 아는 이가 없었지요. 그게 어떤 것일지 한번 상상해 보세요. "


어떤 인터뷰에서. 카뮈.


"그녀가 피곤한 노동에서 돌아와 보면 집이 텅 비어 있는 때가 가끔 있다. 할머니는 볼일을 보러 나갔고, 아이들은 아직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의자에 주저앉아 멍한 눈길로 마룻바닥 틈새를 정신없이 들여다본다. 주위의 어둠은 짙어 가고, 그 속에서 그 침묵은 위안받을 길 없는 서글픔에 젖어 드는 것이다. 그럴 때 어린아이가 집으로 돌아와서 어깨뼈가 앙상한 옆모습을 보고는 그만 멈칫한다. 무서운 것이다..... 그는 이 동물적인 침묵 앞에서 울기가 거북하다. 어머니가 가엾다는 생각이 든다. 어머니를 사랑하는 증거일까? 어머니는 그를 쓰다음어 준 일이 한 번도 없다. 그럴 줄을 모르는 여자였기 때문이다. 자신이 남이라는 것을 느끼며 그는 어머니의 괴로운 마음을 의식한다." 

『안과 겉』, 「긍정과 부정의 사이」


"그리고 나 또한 모든 것을 다시 살아 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마치 그 커다란 분노가 나의 고뇌를 씻어 주고 희망을 가시게 해 준 것처럼, 신호들과 별들이 가득한 밤을 앞에 두고 나는 처음으로 세계의 덩다운 무관심에 마음을 열고 잇었던 것이다. 그처럼 세계가 나와 닮아 마침내 형제 같음을 느끼자, 나는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고 느꼈다. 모든 것이 완성 되도록 하기 위해서, 내가 덜 외롭게 느껴지기 위해서, 나에게 남은 소원은 다만, 내가 사형 집행을 받는 날 많은 구경꾼들이 와서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아 주었으면 하는 것뿐이다."

『이방인』



김화영, 『프랑스 현대 소설의 탄생』, 돌베개에서 발췌. 책세상의 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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