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나를 일본인이라고 생각했는지, 일본어로 다섯 문장 가량을 빠르게 말했다. 느낌상 혼자 왔어요? 어디서 왔나요? 덥죠? 라는 생활의 이야기였던 것 같다. 나는 그것만으로 더워지고 있었다. 나는 그리던 노트와 펜을 가지런히 접고, 앉은 자리를 단디 하고,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다시 올린 후 대답했다. (저는 일본인이 아닙니다) 물론 그러기 전에 그녀는 알았을 테지만. 그녀는 아, 미안합니다라고 말한 것 같다. 하지만 눈은 여전히 반짝이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우리가 어떻게든 '무슨' 이야기를 하게 될 거라는 걸 느꼈다. 그녀와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절룩이는 대화를 잇는 것을. 그녀는 40대 정도로 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보였다'는 말이 무색하게도 지금은 얼굴이 거의 생각나지 않는다. 하여간..
용산사에서 만난 사람 1 대만에서 용산사를 가지 않을 수 없는 방법은 별로 없다. 당신이 대만에 처음 간다면, 반드시 코스에 포함될 것이다. 첫 번째 여행에 가지 않았다면 그 이유로 두 번째 여행에 포함될 것이다. 당신이 혹시 스물 한 번쯤 대만에 다녀왔다면 용산사는 생활일 수 있다. 당신이 대만에 산다면, 한 해에 몇 번은 마음을 먹지 않아도 용산사가 당신을 불러 맞으리. 역 이름이 용산사이고, 출구 하나도 당연히 용산사를 가리킨다. 나가서 오분을 채 걷지 않아도 용산사. 역세권. 그러므로 용산사의 입구란, 용산사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이 지하철 역 출구부터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지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참이 이렇게 넓어야 하는지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넓다, 는 느낌의 지하철역이다. 아직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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