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률-사랑의 (무거운) 신호
사랑의 (무거운) 신호 이병률 채팅하다 대뜸 전화번호를 묻는 한 여자아이 전화 걸어같이 살 수 있냐고 묻는다 밥하고 빨래해주고 그러겠다 한다 나는 미친사람처럼 웃는다 사랑해라고 다섯 번 말해달라 한다 얼굴도 보지 않은 아이 상관없어요 분명 아저씨가날 사랑할 거니깐 나도 아저씨를 사랑할 수 있어요 그건일도 아니예요 창 밖에는 가랑비 내리고 문득 한낮이라는 사실이 무겁고 아프다 비를 피한 매미 담벼락 어딘가에 붙어 슬핏슬핏우는 소리 들리고 눅눅한 마음에 달라붙은 벌레 몇 마리를 집어 재떨이에 옮긴다 아저씨 변태 아니죠 여기는 보수적인 데라 아저씨랑 팔짱끼고 다닐 수가 없어요 아저씨 나한테 뭐 해줄 건데요 같이 한 방 사는 친구들이랑 수영하러 갈 거라는 여자아이 묻지도 않았는데 재잘재잘 새처럼소리 높여 술장사..
詩
2014. 4. 1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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