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 소회
어젯밤부터 비였다. 많이 내리진 않았지만 바람이 불어 제멋대로 날렸다. 가냘픈 우산을 피느니 맞기로 한다. 몸이 어지간히 데워졌기 때문이다. 뻑적지근하게 무슨 일이라도 끝낸 사람처럼 거만해져서 이런 비쯤이야 하는 마음도 있을 것이다. 저마다 모자를 쓴다, 담배를 핀다, 수선거리다가 수분 내 흩어졌다. 그밤, 있던 자리는 빗방울이 제멋대로 치고 있을 것이다... 게를 먹고 헤어지는 길이었다. 게껍질을 쌓아놓는 대접을 몇 차례 바꿨다. 역사 계단을 내려오며 엊그제 게를 좋아하냐는 물음에 좋아하지요. 라고 대답했던 일을 생각했다. 같은 물음을 받았던 회사 사람들은 대체로 미적지근한 반응이 돌아왔음에 다분히 좋아하지요라는 분명한 호감을 보였던 것이다. 기억하기로 찐 게는 먹는데 위화감이 없다. 살이 희고 깨끗하..
풍경의 맛
2015. 11. 12.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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