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의 안부-김소연
내부의 안부 김소연 엽서를 쓰고 있어요 너에게 쓰려다 나에게 오래전에 살았던 주소를 먼저 적었어요 엽서의 불충분한 지면에 고양이가 와서 앉았어요 고양이가 비킬 때까지 연필을 놓고 고양이가 비킬 때까지 연필이제 그림자를 껴안은 채로 누워 있는 걸 바라보다 연필과 연필의 그림자 사이를 기어가는 개미를 지켜보았어요 아침에 세면대 속에서 만났던 두꺼비에 대해 엽서를 쓰려다 거울 속에서 보았던 검은 얼굴에 대해 쓰고 있어요 친해질 수 없었던 얼굴과 친숙해져버린 천한 사람에 대해 빵 부스러기로 축제를 여는 개미와빵에 잼을 발라 허기를 비켜가는 나 사이에잠깐의 친분이 싹트고 있습니다 엽서를 쓰고 있어요 너에게 쓰려다 나에게 조금 전에 만났던 누군가를 조금 전의 감정으로 회상하기 시작했을 때 엽서에다 그림을 그리고 있..
詩
2016. 1. 24.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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