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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신기해
팔다리가 앞뒤로 막 움 움 움 움직이는 게
숨 크게 들이쉬면 갈비뼈 모양이 드러나는 것도
내쉬면 앞사람이 인상 팍 쓰며 코를 쥐어 막는 것도
놀라와 놀라와 놀라와 
Amazing




 

 

'열심히'''이 없는 놀이의 세계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신기해' 라고 말하는 순간 신기하지 않은 일은 어디에도 없는, 마법이 일어난다. 지루할 수도 있는 소재를 과감히 가지고 노는 재능에 감탄 또 감탄. 그 재능을 흥행이라는 잣대에 기울이지 않고 쓸 수 있는 얼굴에 응원과 응원을.

 

이 앨범은 그동안 탄성을 불러일으켰던 악동뮤지션의 노래들과 질적으로 다르다. 마주본 사람, 혹은 곁에 앉았을 때 다리를 꼬는 행위로 미묘한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면면을 풀어낸 노래 <다리꼬지마>나 오늘도 라면을 먹으며 이게 '꿈이(라면)' 부르는 백수, , , 라면등의 익숙한 등치 <라면인건가>와는 단계가 다른 성장이다.

 

'자아'를 인식한 자만 출 수 있는 '자유'의 몸짓이 춤이라고 또박또박 부른다. 그동안 춤에게 덧대있던 춤의 -기능으로서의- 이미지를 벗긴다. 무엇보다 '섹스'를 연상시키는 이제까지의 춤을 몸 가진 자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행위로 돌려놓는다. 기쁠 때 얼굴의 근육이 움직이며 자유롭게 짓는 것을 웃음이라고 한다면 춤 역시 감정을 나타내는 몸의 표정일 것이라는 천진한 해석. '팔다리가 앞뒤로 막 움 움 움 움직이는 게' 신기하지 않니. 이쯤 되면 어깨 들썩이며, 팔 다리를 앞뒤로 풀어놓고 싶어진다. -춤에 대한 접근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해석을 보여주는 장이 이렇게 새롭다. 당연한 사실을 고루하게 이야기 하지 않고 몸 풀며 초대하는 '놀이'의 모습.

 

이들이 노래에는 점점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을 찾아볼 수가 없는데 자신이 이뤄낸 것에 '성공'이라는 태그를 붙이지 않고 어떤 '즐거움'의 항목으로 분류하기 때문은 아닐까. 단계가 '다른' 성장이라며 '상하'로 나누는 늙은 말을 치워라. 놀이에는 '열심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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