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소나기 온 뒤-채호기

_봄밤 2016. 5. 10. 19:57


소나기 온 뒤




채호기




그때 내 앞에, 포옹하기엔 너무 큰 나무.

흰 북극곰 같은 서늘한 바람이 

여름 큰 나무 속으로 들어간다.

나뭇잎들이 부풀어 오르며 뒹군다. 

뜨거운 잎 안의 얼음들, 여름의 빛나는 결정체들,

설명할 수 없는 삶의 어떤 

환희가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낯선 시간, 낯선 얼굴, ….

낯설어 멈춰 서고 싶은 다정한

거리에 햇빛은 빈틈없이 찬란하고, 

갑작스런 생의 전환이 눈부시다. 


물 묻은 태양이 덜 마른 공기를 털어낸다. 

부유하는 물- 먼지들, 설명할 수 없는

삶이 여전히 낯선 길모퉁이로 빨려든다. 


텅 빈 거리에 한마디 말이 남아 반짝인다. 

아직 마르지 않은 구석에 고인 빗물, 

말하고 싶은 욕구로 혀 밑에 침이 고인다.                                               









삶이 여전히 낯선 길모퉁이로 빨려든다 

- 봄밤에게






내 마음 보고서

http://www.mindprism.co.kr/MainPage.aspx#



누군가가 나를 위해서 책 한 권을 써 준 느낌. 

소중한 사람에게 꼭 주고 싶은 선물. 


고마워 연아.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이장욱  (0) 2016.07.10
몸의 애인-이이체  (0) 2016.05.25
오늘부터 우리는-여자친구  (0) 2016.05.09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신기해-악동뮤지션  (0) 2016.05.08
정오-신영배  (0) 2016.04.2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