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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나는 죽어가고 있었다. 죽는다는 걸 몸으로 느끼고 있어서 조금 슬펐고, 아프지는 않았지만 잠에 드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온몸으로 알 수 있었다. 힘을 다해 죽기 전까지 나는 무엇을 썼는데, 그건 정신이 나갈듯 말듯한 상황에서 겨우 머리속에 떠오른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마음은 편지였지만 내용을 갖추기 전에 끝나 버리는 메세지에 가까웠고 두 줄을 넘지 못했다. 글씨는 엉망이었지만 끝까지 쓰려고 노력했다. 쓰면서 들었던 한 가지 걱정은 이걸 발견하지 못하면 어쩌지였다. 나는 곧 죽어서 이게 여기 쓰여있다고 말하지 못할텐데, 그런 생각 뿐이었다. 나를 잘 아는 이가 이걸 발견해줄거라고 생각했고 나머지를 힘내서 썼다. 나는 꿈에서 죽어가고 있었다. 죽는다는 느낌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래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일단 살기는 했지만 이게 살아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볼 문제라고 생각했다. 자기 전에 작약을 다섯 송이 사고 싶었고 다섯 송이를 어머니께 보내드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출근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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