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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추석이고 이곳에서는 너무 멀리까지 보여서 불안한 마음이 든다. 손바닥만한 하늘이 답답했던 것 같은데 마음은 참 이상하지. 거실 밖으로 하우스 철창 너머로 우유곽 같은 아파트가 걸린다.
새언니는 배가 불러서 왔다. 그게 행복이었으면 좋겠다.
할말도 없으면서.
불가피하게 가까운 거리는 서로를 괴롭게 한다. 의도적으로라도 나의 거리를 지키는 것은 주변을 위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큰엄마네는 강아지가 두 마리 태어났고 어미가 죽었다.
졸려서 잠이 드는게 귀여웠다.
친구의 딸은 무럭무럭 커서 이제 제법 자매티도 난다.
잘 지내라고 하지 않아도 잘 지낸다.
나는 이제 '우리'나 '당신'같은 말을 쓰지 않는다. 나의 말은 반도 넘게 죽었다. 가끔 머릿속에서 수십명의 사람들이 한 글자씩 말하는게 들린다. 그걸 잇다보면 시끄럽기도 하고 웃음이 나다가 종내는 무슨말을 하고 싶은 건지 끝까지 들어주고 싶기도 한다.
갈기갈기 잘라져 나간 나의 말이 그렇게 남아 돌아다닌다. 멈추던 손을 움직여 하던 일을 한다.
무화과는 과일 속에 꽃 같은 풍경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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