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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지 않는 사람에게




김지녀





열쇠를 바꿔가며 열어봐도

열리는 것이 없다는 걸 알았을 때


처음으로 고백이라는 것을 했다


아무리 색칠을 해도 어두어지는 하늘에

마음이 없는 나의 마음에,

자물쇠를 걸고

나는 한쪽 폐가 망가져버렸다


누가 잠가놓았을까

작은 단추들이 얼굴까지 채울 것 같은 불안과 함께


깨어나야 할 시간이 지났어도

깨어나지 않는 사람처럼





김지녀, 『양들의 사회학』, 문학과지성사, 201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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