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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이런 운명이 닥쳤다고 해서 내가 이전에 말한 원칙들을 지금 내던져버릴 수는 없네."<크리톤> 46b
과거에 군인으로서 자신은 올바르지 못한 일을 하기보다 죽음을 마주했다고 소크라테스는 법정에서 말했다. 소크라테스가 그저 연명하기 위해 자신에게 올바르지 않아 보이는 행동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런 생각은 통합성(integrity)이라는 덕의 핵심 측면을 포착하고 있다. 통합성이라는 가치의 관념은 일련의 단절된 사건들이 아니라 하나의 전체로서 살아가는 삶이라는 관념이다.그러므로 통합성에는 새로운 근거나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 한 기존의 원칙과 견해를 확고부동하게 고수하는 태도가 포함된다. 91p
버클리를 논박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러려면 다음과 같은 진부한 사고방식을 어떻게든 극복해야 한다. 내가 탁자를 볼 때 진짜로 의식하는 것은 탁자 자체가 아니라 탁자가 나에게 보이는 방식이다. '탁자가 나에게 보이는 방식'은 탁자가 아니라 나의 정신을 묘사한다. 다시 말해 내가 어떤 대상을 볼 때 그 대상이 내 안에서 불러일으키는 의식의 상태를 가리킨다. 내가 탁자를 아무리 가까이에서 보더라도, 또는 아무리 다양한 각도에서 보더라도 대상 자체가 아니라 대상이 불러일으키는 의식의 상태를 자각한다는 것은 여전히 참이다. 119p
헤겔은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다음 두 절에서 헤겔의 영향을 받은 두 가지 중요한 사례를 살펴볼 테지만, 이들 사례는 헤겔 현상의 규모를 어렴풋이 느끼게 해줄 뿐이다. 헤겔에 대항해 아주 중요한 운동이 시작되었다. 하나는 덴마크인 쇠렌 키르케고르를 통해 발전한 실존주의이고, 다른 하나는 영국에서 G.E. 무어, 버트런드 러셀, 청년 시절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을 통해 발전한 분석철학이다. 거물급 사상가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헤겔에게서 돌리려고 대안을 제시했지만 그 효과는 부분적, 지역적, 일시적일 뿐이었다.
148p
인간적인 고통에 대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사람들이 고통의 이유를 이해하는 경우에만 상당한 고통을 견뎌내리라는 것이다. 흡족한 이유를 발견하면 고통을 영광으로 받아들이기까지 한다. 다른 중요한 사실은 고통받는 이들이 고통의 원인으로 비난할 누군가를 찾아내려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분노를 덮어씌워 고통을 차단하는 일종의 마취 행위다.
....
누가 고통을 가하고 있는가? 바로 그들 자신이다.
176p
당대의 정신적 특징 역시 노동자들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그 특징이란 그들이 하고 있는 노동이 실제로 그들의 노동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노동은 노동자에게 외적인 것, 다시 말해 노동자의 본질에 속하지 않는 것이다. ...... 노동은 어떤 욕구의 만족이 아니라 노동 바깥에 있는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 노동은 노동자 자신의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것이다." 만족되지 않는 욕구는 자신이 하는 일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려는 욕구다. 197p
에드워드 크레이그, <철학>, 교유서가, 2015
200페이지가 조금 넘는 작은 책. 잘 이해할 수 없는 가운데 흥미롭고 재미있다. 철학 입문서.
취약성은 착취로 쉽게 연결된다. 발드먼은 누군가를 착취한다고 말할 수 있는 두 가지 조건을 제시하는데, 그 하나는 상대방으로부터 지나친 이득을 얻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착취에 해당하는 제안을 상대방이 합리적으로 거절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착취의 예로 해독제 사례를 든다. A와 B가 먼 산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B가 독사에게 물렸다. 마침 A는 해독제를 가지고 있는데 단돈 10달러짜리지만 2만 달러를 요구했다. A는 이 요구로 터무니없는 이득을 얻고 B는 그 요구를 합리적으로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서 합리적으로 거절할 수 없다는 것을 취약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애완동물 소유주는 인정하기 싫겠지만, 취약한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이 딱 발드먼이 말한 착취의 조건에 부합한다. 소유주는 애완동물로부터 귀여움과 미적 취향이라는 오락을 제공받는데, 이는 애완동물이 뺏기는 본성에 견주면 지나친 이득이다. 소유자의 이득은 얼마든지 다른 것으로(캐릭터나 예술품 따위의 인공물로) 대체 가능한 사소한 이득이지만 애완동물이 뺏긴 본성은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애완동물은 소유주의 보호를 합리적으로 거절할 수 없다. ...인간은 애완동물의 취약성을 기회주의적으로 이용하여 착취한 것이다. 50p
최훈, <개와 고양이의 윤리학>, 사월의책,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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