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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기
연락하기. 연락해서 약속잡기. 연락이 너무 늦었으니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하기. 이 미안함을 받아주실 수 있나요. 그래서 종내는 보고 싶다는 이야기.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묻고 그날의 컨디션을 가장 좋은 것으로 만들어두기. 이 와중에 내가 상상하지 못하는 선의가 있을지도 모른다. 나의 작음을 잘 받아줄지도 몰라. 하지만 이 시작을 두려워한다. 아직 준비가 안되었어. 중간쯤에서 다시 지칠지도 몰라. 정말 준비가 되면...
하고 또 가만히 주말을 보낸다.
감전은 아니고 정전
주중에 도착한 조명을 주말에 갈았다. 전기차단기를 내리지 않고 하다가 불꽃이 튀기고 온 집안의 전기가 나갔다. 다시 생각하니 감전 아닌게 다행이다. 옷이 조금 탔다. 무서운걸 알았더라면. 경험하고 나면 무지가 두 배로 무섭다. 아직도 매케한 기분.
운동선수 같아!
토요일 저녁. 장을 많이 보고 돌아가는 데 거의 끝나가는 백화점의 가판대에서 예쁜 옷을 발견했다. 바람막이였는데, 온통 파래서 귀여웠다. 얼떨결에 입어봤는데 운동선수 같다는 동생의 말에 사버렸다. 운동선수 같다니! 옷만으로 그렇게 보일수도 있다니.
좋아하면 울리는
웹툰으로 본적이 있다. 며칠 전부터 버스에서 광고로 보이길래 보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걸 세상 애틋하고 진지하게 시작하는 고등학생들. '좋아한다는 것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소중하게 질문해 나가는 캐릭터들이 좋다. 정말 만화를 찢고 나왔나, 싶은 배우들을 보는 즐거움도 크다. 그러나 캐릭터들이 지고 있는 집안 환경이 너무나 극악무도하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이 있겠지. 이런 생각의 반복.
미나리
음악과 영상이 굉장히 훌륭하다.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영화가 이야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음악에서 이미 뭉클했다. 처음 시작할 때 음악이 굉장히 좋다. 성공을 갈망하는 아버지와 집과 아이를 지키려는 어머니, 아주 얇은 벽에서 자신의 죽음에 대해 들어온 아이와 그의 누나, 아주 낯선 곳으로 떨어져 웃음을 잃지 않는 할머니까지. 사회와 단절된 미국 어느 낯선 땅에서의 생활은 출구 없이 추락하는 비행기 같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정상성을 벗어난 교회와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이 새로웠다. 삶에 지치지않고, 무엇을 보여줘야 한다는 -누구도 보여달라고 한 적 없는데-강박에 실린 아버지의 모습도 신선했다. 그런 집념으로 집안이 힘들어졌지만(아니 불구덩이로 들어가는 것 같지만). 대부분은 그저 버틸뿐인 삶을 살지 않나. 아메리칸 드림이 정말 존재했던 말이었구나, 도 싶었다. 꿈이 있고, 그것을 향해 나간다면 이룰수도 있다는 어떤 믿음이 존재하던 시기(물론 모든 것이 쉽지 않았다)
수영
2월 말부터 수영장이 열렸다. 정원의 30%만 자유수영으로 할 수 있다. 물 속에서의 움직임이 자유롭다. 말이 없는 시간. 몸의 소리를 듣는다. 생각은 그저 수영.
초대를 배우기
집 정리가 어느 정도 되었다(남아있는 작업: 베란다 페인트칠/방염 롤블라인드/몰딩 페인트 수선/작은방, 주방 전등 없음/작은방 2개 블라인드 설치/현관 시트지...). 집들이를 하고 싶은데(해야 할텐데) 해본 적이 없으니 어렵다. 어려운 점: 초대하고 싶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거의 1:1이다. 한 명씩 초대할 것인가?(그것을 집들이라고 할 수 있는가?) 모르는 사람들을 그룹핑해서 초대할 것인가? 지역이 다른 사람들의 경우 어떻게 초대할 것인가? 먹을 것을 얼마나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잠자리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 고양이는 괜찮을 것인지? 동생은 내 지인들과 집들이에 함께 할 것인가?
이것은 미루기와 다시 연동된다. 그러지 말아야 한다. 나는 할수 있다 마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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