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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일대의 상상
이현승
가령 이런 상상,
내가 버린 음식물 쓰레기가 돼지 사료가 되고
돼지들이 내 쓰레기 속의 유리 조각을 삼키는.
가령 이런 말,
나는 인생에는 관심이 없지만 돈은 좀 많았으면 좋겠다
같은.
선망이란 언제나 현실의 반대편을 가리키는 나침반이라서
욕망이란 가질 수 없는 것을 향해 자라나는 손가락이라서
밤마다 이가 자라는 쥐처럼
손끝이 가렵다.
가려워서 부끄럽다.
세상엔 죄 안 지은 자들이 더 많이 회개하고
그래서 가난한 사람들이 더 많이 기부하고
상처 많은 사람들이 남의 고통에 더 아파한다.
두개 남은 사과 조각을 향해 모여든
세개의 손처럼 생각이 많아진다.
이현승, 『생활이라는 생각』,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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