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을 내보였으나-성윤석
손바닥을 내보였으나 성윤석 새로 이사할 때마다 밑이 꺼지고 천장이 뚫렸으니, 언제나 집 걱정은 안 하지 않았나. 짐도 작아져 어느 해엔 큰 가방 하나 들고 이사 가지 않았나. 사람이 가버린 어느 해의 눈물도 어느새 많이 갖다 버렸으니, 적어도 남들보다는 봄꽃들과 가을 바다 저녁노을 강가의 안개 같은 것들을 더 많이, 더 오래 갖고놀지 않았나. 바닥이란 딛고 일어서는 곳만은 아니질 않나. 바닥의 바닥 손바닥을 내보였으나, 어느 여름밤엔 담 넘어 집에 가는 그녀의 희디흰운동화를 받쳐주기도 하였다네. 성윤석, 『멍게』,문학과지성사, 2014. 아주 좋지는 않지만 아주, 좋지요? 첫 번째로 실려 있는 시로,넘길수록 더 좋습니다. 헤헤. 요런거 게 게 한 마리어쩌다가 공판장 나무 상자 톱밥 속에 묻혀 있다.갑갑해..
詩
2014. 10. 5.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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