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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를 하는 도중에 전화가 울렸다. '아부지' 이름이 선명해서 잠시 받고 오겠다고 했다. 밖에 나가 전화를 받으니 내가 다 알고 있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걷는 소리, 무언갈 내려놓는 소리, 공기가 진동하는 소리, 호흡하는 소리, 다시 걸음 소리...같은게 들렸다. 잘못걸린 것 같았고 나도 알았다. 예전이라면 십초 정도 목소리를 기다렸다가 끊었을텐데 어쩐지 일분이 넘게 그 소리를 듣는다. 바깥을 좀 걷다가 왔다. 걷는 소리를 따라 걸어보았다.
+
목이 심해서 운동을 하기로 했다. 피가 많이 돌면 아픈데도 나을거다.
+
돌아오는 길에 나는
오른쪽 볼에 점이 있구나.
그 생각을 오래했다.
지금부터 나는 그 점이 없어지기라도 할까봐 불안해질 것이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나오면 약속처럼 1번 출구. 거기서
만나기로 했던 네가 서있고, 나는 1번 출구와 보도블럭, 그리고 너를 제외한 모든 사람을 오히려 더 아는 사람처럼 마주하는 판이다. 진짜 너였는지를 믿을 수가 없어서 네 얼굴보다 더 먼저 보고싶은 점이다. 서운했던 날들을 하나도 비치지 않고 등 뒤 없이 동그랗게 있던 점이다. 속눈썹 그림자도 거기까진 내려오지 못했다. 점은 그림자가 없다. 그 자신이 그림자인 '점'인 채로 너만한 날을 지나왔으므로.
서늘한 볼 위의 그 점을 먼저 찾으면 정말로 너구나, 나는 그 온점처럼 안심할 것 같다. 눈을 맞추고 손 같은걸 들어보이며 7시 약속을 확인할 것이다. 괜히 크게 웃으며,
라는 소설을 여기까지 쓴 뒤, 나는 정말로 그 점에 대해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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