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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말

_봄밤 2015. 2. 15. 20:06






이사를 했습니다. 십년을 그곳에서 살았고 단골 같은 것도 만들었습니다. 옥상의 밤을 찍었습니다.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옥상에는 늘 비가 오고, 여름이고, 바퀴가 우글거리며 비를 피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되고 싶었던 울음이 한 사람에게서 나오느라 목이 아픕니다. 나는 옥상에 화분을 두고 왔습니다. 이름은 도와 키입니다. 키는 오래전에 죽었고, 도의 일부를 옮겨 심었습니다. 후로 두 화분 모두 도가 자랐습니다. 도는 죽은 키를 닮아가 키가 큽니다. 엄지손톱만치 크고 도톰하게 둥근 이파리가 새끼손톱보다 더 작아졌습니다. 나를 유기하는 것이 나의 유지가 될 수 있다는 것에 웃음이. 나옵니다. 집 앞에는 벚나무가 키가 큽니다. 하얗게 공중을 채울 벚꽃을 도가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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