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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솜 없는 시간

_봄밤 2015. 2. 1. 16:33




나는 


선하고 싶은 사람이 좋다. 시니컬하게 자신을 뒤로 물리고 상대와 자신의 상처를 지혜롭게 피해놓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머뭇거리다가 상대는 날을 피했는데, 예상할 수 없는 곳에서 날아오는 날에 무던히 다치고야 마는 사람이 좋다. 그런 사람들은 아프다고 말 할줄 모른다. 선한 사람은 없고, 선하고 싶은 사람만 있다고 생각한다. 마음을 기울여 자신을 아프게 하는 사람이 좋다. 선하고 싶은건 언제나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힘이 들기 때문에. 


이상한 걸 가리켜 왜냐고 묻길 좋아하는 사람들은 의아하다. 대부분 왜라는 물음은 상대를 가로질러 이해하겠다는 시간의 축약이기 쉽기 때문이다. 당신이 여기 드러난 흉을 이해하려고 한다면, 이 흉이 막 지어지기 시작했을 무렵의 서늘함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야 내게서 나오는 '왜'라는 대답을 듣는다 한들 무슨 이해가 있을 수 있겠니. 시간을 벌려두렴. 약솜이 없는 시간, 벌어진 틈으로 진물이 나고 진물이 굳어지며 가끔 빛나는 순간을 지켜보렴. 들춰서 듣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기다리는 건 네 온 시간, 온몸이 가야 가능하다.


그런데 방이 4개에요? 15평인데요? 그러네. 잘못 적은 것 같네요. 아니 어떻게 방이 네칸이 나와. 그렇죠? 여긴, 보나마나 이상한 집이야. 시간낭비일 것 같아요. 한옥집이라고 써 있는데, 대충 기와 얹혀 놓고. 이 사진 보이죠? 이런 구조로 되있는 집 아닐까. 단순히 계산만 해도 방이 2~3평이에요. 


방을 건너, 저쪽 방에 다리를 걸치고 자는 생각을 하며. 2평이 어떤 크기인지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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