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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카레, 내일 빵>이라는 일드가 있다. <수박>의 작가가 썼다. 
7년 전 남편을 잃은 후 며느리와 시아버지가 함께 사는 이야기다. 

죽은 사람을 잊지 못하는 주변 사람들이 나온다.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거나 버려졌거나,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이들이 나온다. 그들은 웃지 못하거나 잠을 잘 못자거나, 밖에 나가는 걸 두려워한다. 이들을 보는 가족들도 나온다.


그리고 죽은 남편을 잊지 못하는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도 나온다. 엄청나게 절절한 사랑을 보여주는 것 아니고 작은 실망과 기대가 교차되어 평범하게 만난다. 크게 특별할 것도 없고 그렇게 슬프지도 않다. 


아직 3화를 보고 있는 중이다. 7화로 끝나니까. 쉬엄쉬엄 보아도 한 달이면 넉넉하다.


다음은 2화에서 마음이 쓸렸던 장면이다.


전갱이가 생긴 남자는 휴일, 여자의 집에 찾아온다. 그런데 전날 여자와 시부(시아버지)는 남편의 유품을 찾느라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해놓고 잠이 들었다. 집안은 온통 죽은 이의 물건으로 가득하다. 어렸을 때 편지, 일기부터 시작해 온갖 사진들. 

남자는 수북한 사진, 여자의 전 남편 사진을 보면서 조금 웃고. 사진 한장을 여자의 손에 쥐어준다. 여자는 잠꼬대를 하는데  전 남편을 찾는다. 왔냐며. 저녁 뭐 먹고 싶냐며. 남자는 전갱이라고 말하고 주방으로 들어가서 전갱이를 손질한다. 손질한 전갱이를 냉장고에 넣어두고 간다. 


저게 뭔가 싶다. 여자는 마음 속 부채를 이길 수 있을까. 죽은 사람을 잘 보내줄 수 있을까. 7년이라는 시간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남자는 그런 여자를 사랑할 수 있을까. '다시'살아 있는 것처럼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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