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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녀석은 생강빵을 먹고 사는군 하고 나는 생각했다. 제대로 말하자면 점심식사를 결코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그렇다면 녀석은 채식주의자임에 틀림없어. 그렇지만 그것도 아냐. 녀석은 채소조차 일절 먹지 않고 생강빵 말고는 아무것도 먹지 않아. 그러자 내 마음은 오로지 생강빵만 먹고 사는 것이 인간 체질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공상에 빠져들었다. 생강빵이 생강빵으로 불리는 까닭은 빵에 그 특이한 구성요소 중의 하나이자 최종적으로 맛을 내는 성분으로 생강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근데, 생강은 어떤 것이더라? 맵고 향긋한 것이지. 바틀비가 맵고 향긋한가? 전혀 그렇지 않아. 그렇다면 생강은 바틀비에게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았어. 아마 녀석도 생강이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기를 바랐을 거야. p65
허먼 멜빌 외, 『필경사 바틀비-미국』,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2010
근데, 생강은 어떤 것이더라?
깔깔대다가 그대로 펴놓고 잠이 들었다. 그날 비가 들이쳐 이 부분이 젖었다
우글해졌다.
웃음을 기억하는 책이 되었다.
작성 : 2013/08/23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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