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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LG

_봄밤 2018. 3. 7. 00:01



TV산 이야기


레노버 노트북을 산 것 만큼이나 가슴 아픈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인켈 TV를 샀고, 결론만 말하면 실패했다. 실패라는 말이 너무 얌전하여 참패로 바꾼다.


1. 첫 번째 검토


첫 번째 검토에는 엘지 TV가 배제 되었다. 왜냐하면 고장난 텔레비전이 바로 엘지 것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첫 번째 검토부터 실패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쓰던 티비가 고장났고, 그것은 엘지 것이라는 사건은 새로운 티비를 사는 일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 태양은 매일 새로 뜬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알 수 있다. 날씨가 나빴다고 해서 그게 태양이 아닌가? 고장난 엘지 티비에는 약간의 울분을 참는 것으로 충분하다. 엘지 티비를 태양격화 했는가? 그래도 좋다. 다음 번에는 실패하지 않을 테니까...  엘지 TV를 사야할 이유가 서른 한가지 쯤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첫 번째 검토에서 삼성-와사비망고-인켈이 올라왔다. 


2. 그렇다면 삼성것을 선택해야


아직 나쁘지 않다. 당연히 삼성 것이 가장 추천되었다. 그러나 역시 두 번째 검토에서 배제된다. 이유로 말할 것 같으면 부끄러워서 쓸 수가 없다. 효심에 기대 동정표를 얻자는 심산인가. 부모님이 원하지 않으셨다. 하지만 이게 말이나 되는가. 부모님이 바라시든 바라지 않든 차선은 이때까지도 존재했다. 부모님은 대기업 티비는 싫다고 하셨다. 어디서 들어본 문장 같지 않은가?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이 문장의 맥락은 '그러나 소고기는 좋다'이다. 엘지 것은 이번에 고장나서 실망했으니 더 사양이 높은 엘지 티비를 사오라는 말씀이었다. 아니면 그보다 더 좋은 삼성 것이나. 갑자기 효심 가득한 자식이 되어 부모님 말을 잘 들었다. 이제 와사비 망고와 인켈이 남았다.


3. 휴...그럼 왜 와사비 망고는 아니지


그렇다. 이쯤 되면 와사비 망고를 샀어야 했다. 와사비 망고는 중소기업 제품 중에서도 굉장한 리뷰를 보유한 업체였다. 이게 함정이었다. 그 리뷰를 읽어보니 별점 오가기가 롤러코스터와 다름 없었다.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더라. 게다가 이제와서 AS를 살펴본 결과 와사비 망고는 설치가 안되는게 아닌가? 이건 치명적이었다. 그래서 인켈 티비를 선택하게 되었다. 결론에 다다르고 있지만 어떤 논리도 살펴볼 수 없다. 치닫고 있다. 무엇으로 치닫고 있는지는 쓰지 않겠다...


4. 재검토


그러나 현명하게도 '재검토'를 하게 된다. 이유는 인켈 TV란, 누구나 의심할 수 있다시피 인켈과 TV의 조합이 맞지 않은 받침이 있는 자음처럼 매우 어색하게 들리고, 그것처럼 이것이 과연 존재할 수 있는가 의문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 와사비 망고라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명사의 조합이 오히려 입에 붙고, 그러한 식용작물이 존재할 것 같고, 어쩌면 로고도(한 번도 본적 없는) 생각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잘 모르겠지만 초록 노랑하고, 맵지만 단 것 같고, 동글동글하고, 리뷰도 많고 말이다. 인켈 TV, 몇 개 되지 않는 한줄 평. 몇 개 되지 않는 리뷰들. 그 와중에 소리는 좋네요 라는 문장들이 이대로 선택하기에는 불안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5. 평창동계올림픽


그러나 때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일주일 앞둔 시기였다.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시기는 재검토를 거의 없다시피한 것으로 만들고, 빠른 배송에 설치가 되며, 대기업 제품이 아닌 것으로 막무가내 선택하게 도와주었다. 가장 처음에 배제되었던 엘지라는 패는 아예 검토할 여지도 없이 인켈 티비를 사기 위해 검색에 들어가게 된다. 


6. 결과


인켈 TV는 집에 잘 갔다. 배송이 빨랐고, 기사님이 직접 설치해 주셨다. 그리고 전에 있던 엘지 티비를 수거해 가셨다. 며칠 지나지 않아 부모님께 연락이 왔다. 화질이 좀...


7. 결과 추가


화질이 좀... 거의 대부분의 소통이 거짓말인 부모 자식간의 사이에서 부모님이 이렇게 말씀하신다는 것은 티비가 안나오는 상황일 수도 있었다. 티비가 안나오거나, 어디 결점이 있거나, 아주 못쓰는 물건인거다. 나는 닥달을 해서 마지막 문장을 얻어냈다. '화질이 좀... 전에 것보다 별로다' 그러나 믿을 수 있겠는가. 7년 전 LCD패널이 현재 LED패널보다 나쁠 수 있음을. 나는 급하게 인켈 티비 AS센터를 검색하고, 화가난 나머지 말도 안되는 자료를 요구한다. 화면을 핸드폰으로 찍어서 달라고 한다. 


8. 그렇게 해서는 얻을 수 있는 게 없다


핸드폰 화질로 티비 화질을 찍어 다른 핸드폰으로 전송해 본다는 것 자체가 어이가 없다. 그걸론 알 수 없었다. 인켈 서비스 센터를 검색하니 드론이 나오고, 평창동계올림픽을 후원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인켈이 이렇게 큰 기업이었나? 뭐야 나 티비 잘 산건가... 그러나 나는 인텔을 검색하고 있었다. 인텔 드론, 인공지능, 짱짱. 그 사이에 나는 업체 이름도 잊었으며, 인텔 티비를 검색하고 있었다. 겨우겨우 화질이 나쁘다고 고객센터에 연락했고, 고객 센터에서는 셋톱박스의 존재를 묻는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 나는 셋톱박스이 뭔지 몰랐다. 티비를 안본지 7년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모님도 몰랐다. 동생은 셋톱박스이 있다고 말했다. 아직 셋톱박스과의 실랑이가 끝나지 않았을 때 설날을 맞았고,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날이 되었다. 


9. 이건 말도 안된다


교환까지 알아보았을 때, 교환을 했어야 했다. 교환은 왕복 배송비를 내는 조건으로 가능하다고 했다. 이때도 아주 늦지 않았었다. 이때라도 삼성 것을 샀어야 한다. 그러나 부모님은 응 그냥 볼만해~ 를 넘어서 괜찮다고 말했고, 나는 역시 그게 거짓인 줄 알았으나, 알아야 했으나 역시 간과 했다. 부모님의 말은 뒤집어서 해석하는 것이 옳다. 그리고 옳은 선택을 앞두고 부모님이 원하니까, 라는 말도 안되는 효심을 부려 제발 선택하지 말아라. 잘 나오는 티비를 선물하는 게 효도다. 설날에 내려가 마주한 티비는 아주 엉망이었다. 내가 태어나지도 않은 82년도 티비를 보는 것 같았다. 


10. 셋톱박스의 교체


나는 일의 심각성을 느끼고 고객센터에 연락한다. 셋톱박스를 교체한다. 이 와중에 3년 약정 어쩌구해서 화가났다. 그냥 교체해달라고. 그리고 화질이 나아졌느냐. 아빠의 말에 따르면 훨씬 좋아졌다 이고 엄마의 말에 따르면 별로... 이다. 나는 엄마의 말이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티비를 사고 싶은가? 이 글의 1번으로 가면 된다. 답을 찾을 수 있다. 제목에도 답이 있다. 아직도 미간을 찡그리고 있다면 다음을 생각해보자. 내일 비가 온다고 해서 해가 뜨지 않은 건 아니다. 티비는 엘지다. 'TV=LG' 엘지는 홍보 문구로 적극 검토해달라. 



11. 엘지가 이 글을 본다면... 


티비를... 선물... 

뒷 문장이 뭔지 물어봐 달라. 나는 그램도 살꺼니깐. 레노버 고장 원인이나 알자해서 수리 맡겼고 SSD 문제라고 한다. 돈 많이 나올거라고. 내일 연락준다고 했다. 찡긋. 나는 노트북 10년 쓸 건데 레노버 1년 반만에 두 번 고장났고(40대 후반?) 이제 그램살거니까(120만원) 노트북 비용 160만원이다. 처음에 살 때 잘 사자. 멍청하게도 이 짓을... 티비.. 티비에다도 했다. 남들보다 50%더 비싸게 사느라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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