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어떤 일이 있어나. 1. 올해의 영화 헤어질 결심,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 그리고 괴물을 보았다. 올해의 영화는 이다. 어떤 영화는 피곤을 무릅쓰고, 영화의 시간과 나의 시간을 동일하게 흘려서, 어둠 속에서 꼼짝 않고 봐야 할 가치가 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이유로 괴물을 만들고, 괴물이라 오해한다. 그리고 나중에 나의 몰랐음과 결백이 그를 괴물로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더러는, 내가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 비겁해지는 순간이 있어, 그 비겁으로 인해 다른 이가 다른 이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괴물이 되기도 한다. 그 괴물의 그늘에서 나를 안온하게 두는 순간이 있다. 괴물이 되어 나를 자유롭게 둘지, 괴물 대신 자유로운 괴물의 손가락질 아래 편안하게 흘러가는 ..
10월 중순이 되었다. 강남 출퇴근을 한지도 대충 두 달이 되었다. 지하철을 타면서 생각한 것들이 많다.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지하철은 정상성의 테두리, 경계선, 절벽 끝이다. 서울에서 오전 7시 발 지하철을 탈 수 있는 사람은 가까스로 보통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지하철에 오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몸과 정신이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탈 수 없다.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안은 자리를 내어주거나, 양보하거나, 타인을 돌보는 일이 불가능하다. 타는 이 스스로 그냥 견디는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안에서 쉽게 불행해진다. 1. 비장애인만 가능한 지하철타기 몸과 정신이 조금이라도 불편해서는 지하철을 탈 수 없다. 일단 진입부터 허용되지 않는다. 지하철에는 공간이 없고, 비장애인 겨우 서 있는 ..
얼굴을 유지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약을 새롭게 한지 8개월이 되었다. 많이 좋아졌지만, 여기서 '좋아졌다'라고 말하는 건 어떤 뜻일까? 좋다는 것은 아마도 방향이라고 해야겠다. 이건 어떤 가치가 아니라, 방향일 뿐이야. 보통 사람의 쪽으로, 외양이 거의 그렇게 되었다는 뜻이다. 나는 계속 피부가 나빴지만 그렇다고 그게 나쁜 것은 아니다. 이제 뚜렷하게 발진이나 각질이 일지 않는다. 대부분의 시간이 가렵지 않다. 가렵지 않으므로 가려움을 참을 필요도 없다. 이것은 얼마나...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모른다. 가려움을 참는데 온 힘일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제 그 힘을 다른 곳에 쓸 수도 있다.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거나 자거나. 그러나 아직은 일반인이 아닌 곳도 있어, 얼굴이다. 나와 대화할 때 사람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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