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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일기

_봄밤 2016. 7. 28. 00:24




비슷한 습도였다. 찬물로 헹구면서 거울을 봤다. 태국, 태국에 가야지. 그 운이 좋았던 여행을 다시 한 번 해야지. 이번엔 치앙마이, 조금 더 서늘한 곳으로. 하루에 칠 천원짜리 방에서 게으르게 여행을 괴로워했던 날들로. 


그녀는 스물 두살에 프랑스에 간 적이 있다. 불어를 하나도 못하는 채로 넘어가서 일 년을 살다왔다. 학교를 졸업 한 뒤에는 알바를 하면서 공부를 했다. 이를테면 수유너머 공간에서. 공부보다 거기서 만난 사람들과의 술자리가 더 기억에 남았다고 했지만, 그 유연한 사고를 하는 사람들과의 공부가 없었더라면 술도 없었을 것이다. 언어학을 하고 싶다고 했다. 공부를 하고 싶고, 유학을 가고 싶고, 언어를 더 배우고 싶다는 건강한 욕망. 부러웠다.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가 궁금해졌다. 계속 궁금했으면 좋겠다. 생각치도 못한 방식으로 생각하는 일은 얼마나 벅차는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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