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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 입술 입술


들리지 않지만 말하는 입술


멀리 돌아온 입술



지붕 위에는 따뜻한 모자


춤추는 모자


눈이 감기는


크리스마스를 알려주는 크리스마스




감사해요, 낭만 푸우님. 어제 시킨 귤은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있고 동생 선물로 산 버티컬 마우스도 오후에나 출발했다고 했거든요. 띵동, 크리스마스를 알려주는 크리스마스가 도착했습니다. <오기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자기 전에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매일 같은 곳에서 같은 시간에 사진을 찍는 일과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곳으로 출근하는 삶은, 닮은 것 같아요. 일상을 작품으로 만드는 근사함은 이렇게 좀 비켜난 자리에서 보이지만, 그렇지만, 삶을 작품이라고 제 것을 제 입으로 말할 순 없을 것 같아요. 그저 다른 일상을 그리 대할 수 있는 마음을 소망해요. 저는 몇 군데의 감기를 앓고 세 가지의 영양제와 아침과 저녁으로 다른 종류의 스트레칭을 따라 하고는 언젠가는, 수영을 배워야겠다는 다짐을 다지고 있어요. 오늘 얇게 누른 양지가 잔뜩 올라간 쌀국수에 저녁을 걸렀습니다. 소매를 걷어 올릴 때 드러나는 손목이 아름다웠으면 좋겠어요. 그러니 아프지 마세요. 말하지 못했던 말들이 절면서 쏟아지는 밤. 보내주신 크리스마스 빨간 선물 주머니에 담아요. 저는 너무 오랜만이에요. 올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을 보셨나요, 얼마나 아름다운 것을 들으셨나요. 그러니 아직, 따뜻한 겨울에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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