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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2014

12월의 산책

_봄밤 2015. 1. 20. 00:47


이중섭 1916-1956 편지와 그림들

이중섭/박재삼/다빈치/2011.4

 

나의 소중한 특등으로 귀여운 남덕

언제 보낸 것인지, 언제 어떤 연유로 그려진 것인지 가타부타 없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오래 사랑 받는 이유는 전에 없이 사랑을 설명하는 한 남자, 미술을 하는 한 사내의 서툰 일본어 편지 때문에.





22세기 사어 수집가

조경규 한유주 김목인 이제니 노정태 김지현 현시원 황인찬 이윤호 이차령 이강혁 /유어마인드/2014.11

 

고양이가 아름다운 그곳을 나오고 나서 알았다. 내가 지나가 본 적 있는 길이라는 걸. 내가 그곳에 들어갈 때까지 몰랐던 그것은 내가 이 위에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멀리 다리가 보였고, 그 위에서 열한 시쯤 만나기로 했었다는 것. 그날이었다. 딱 하루였다. 길고 즐거운 술을 마셨고, 좁지만 정갈한 집에 들어가 책장을 부러우니 따뜻한 마음으로 만졌고 바지가 너무 불편했다. 좁은 침대에서 잠이 들었다. 다음을 기약했던 것은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이 책은 래핑되어 있다. 샀을 때 그대로 책장에 있으며 나는 이 책을 제목과 저자 외에는 무엇도 읽지 못했다.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홍영남 이상임/ 을유문화사/ 2010.8

 

단순하다. 이 책을 좋았다고 하는 이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런 단서를 모아서 나름대로 따라가기 위해서였다. 이 책을 별로였다고 말한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평소 같았으면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을텐데 사두고 말았다. 너도 나도 갖고 있는 책을 나하나 더함으로써 평범해지느냐, 새로운 색깔을 발견하느냐의 잣대 위에 스스로 놓인 셈이다. 아직 다 못읽었다. 





자두나무 정류장

박성우/ 창비/ 2011.11

 

입모양을 잘 못 읽었다. '박'으로 시작하는 시인이었는데, 그 다음 자음이 지읒인가 시옷인가가 온다고 들었었다. 아무래도 지읒인 것 같아서 '박ㅈ'로 시작하는 시인 가운데 내가 읽지 않은 시인을 찾으니 <또 하나의 지구가 필요할 때>였고, 아무래도 미심쩍어 몇 편을 보다가 치우쳐 놓았다. 그래서 다음날 다시 물었다. 이 책이 혹시 맞는지요? 아닌데요. 빌려 줄게요. 하고 말했던 시인이 박성우였다. <거미>라는 시집은 읽은 적이 있었다. 그치만 제목이 좀 길었고, 거미는 아닐테니 아마 이 시집을 맞았을 것 같았다. 시골이 질벅하게 있다. 그곳의 생리를 아는 사람이 썼다. 그걸 이해하는 나를 수구려 보았고 저기서 이 책을 알려준 사람의 입모양, 그 사람의 고향 모양을 떠올려 보았다. '땅이 풀리자 지붕이 기울어/ 겨울이 나가고 있는 것을 알았다' 「돌밭」 부분.





늙어감에 대하여

장 아메리/ 김희상/ 돌베개/ 2014.11

 

나는 'A'라는 형태의 지칭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 책은 'A'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A'의 이야기로 끝난다. '늙어감'과 '죽음' 이 어떻게 다를지 모르겠지만 <신 없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가 당연하게 떠올랐다. 이 둘은 견줄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책을 점점 안읽네. 12월 마감. 일월부터 다시 시작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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