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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2014

9월의 산책

_봄밤 2014. 9. 30. 20:51


알라딘 신간 평가단_소설


다빈치


문학과 지성사                  사회평론



돌베개                            세계사                             봄날의책



다시봄                             달





신중한 사람

이승우/문학과지성사/2014

 

<지상의 노래>의 이승우. '신중하다'를 이토록 비튼다. 한줄로 요약할 수 있는 사건을 두껍게 쓰면서 군더더기 없는 문장이라니, 감정을 배제하는 쓰기라니. 그러나 역시 <지상의 노래>. 힘들여 읽을 필요가 있다.




무의미의 축제

밀란 쿤데라/민음사/2014

 

잘 읽지 못한 것 같다. 쓸말이 별로 없다. 뭐라고 해야하지, 역시 할 말이 없다. 



 

나를 고백한다

피에르 바야르/김병욱/여름언덕/2014.6.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의 피에르 바야르. 그의 작품을 내고 있는 미지의 출판사 <여름언덕>은 출판사 <다빈치>의 브랜드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의 읽기-쓰기는 이번에도 독특하다. 누구나 생각해 보았을 법한 가정에서 출발하는 것. "내가 만약에 그 때 태어났더라면"을 자세하고 상세하게 기술한다. 내가 어떤 인간 인지를 속이지 않으며 그렇다고 폄하하지도 않으며, 그 시대를 온전히 바라보는 눈을 갖고 있어야 쓸 수 있는 글. 무엇보다 용기가 있었고 그때에 나를 던져놓을 수 있는 힘이 있었다. 에세이가 진창을 밟아 질주한다. 에세이는 이제 그만 풍경과 감상을 벗어나고 싶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자크 보세(글)/기욤 드 로비에(사진)/이섬민(옮긴이)/다빈치/2012.4.

 

정신의 화보집. 세상의 가장 우아한 도서관을 한 권으로 담다. 책이 욕심한다.  




새벽의 약속

로맹 가리/심민화문학과지성사/2007.2.

 

눈으로 읽으면 김영하가 읽어준다. 로맹 가리를 이 책으로 만난다.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자기 앞의 생>을 먼저 읽으라고 했지만 <새벽의 약속>부터 읽을테다. "어머니-아들" 우리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가끔 온전해지고, 우리는 사랑이란 눈빛으로 자주 서글퍼진다.




게으름에 대한 찬양

버트런드 러셀/송은경(옮긴이)/사회평론/2005.4.

 

출판사의 목록을 보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사회평론>은 러셀의 책을 많이 냈다. <고고학> 책도 많이 냈다. <게으름에 대한 찬양>은 읽기 쉽지만, 그것을 생각하는 일은 쉽지 않고 그것을 쉽게 쓰기는 더욱 어렵다. 읽는 것은 쉽고 편하다. 이제는 (생각이) 조금 옛날 책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나쁘지 않다.




자본론 공부

김수행/돌베개/2014.8

 

자본론 더하기 공부. 공부를 제목으로 놓는 이름이 무척 마음에 든다. 공부. 공부. 벙커1에서 10차례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대중이 읽을 수 있는 자본론. 한 줄 쓰고, 한 줄 따라 읽는 도톰한 입문서. 소화하기 좋다. 다소 어려울지라도, 고등학생이나 대학교 1학년들부터 읽었으면 좋겠다.  




순간을 읊조리다

칠십 명의 시인/세계사/2014.8.

 

놀라운 기획과 마케팅. 통상 여러 시인들의 시 한 편씩을 엮던 것에 비해 '순간'에 읽을 수 있는 한 줄(대부분)만을 따왔다. 그림과 여백이 대부분인 책. 이것을 독서라고 할 수 있을까? 한 줄에 마음이 서걱이니 충분히 독서라고 할 수 있다. 명언이나 잠언 같이 뻔하거나 알려진 말이 아니라 워낙의 놀라운 시니까, 평이한 문장을 그냥 지나칠 수 없도록 하고 번개처럼 내리는 구절을 담으려한 노력이 보인다. 물론 그 덕에 시가 가진 원래의 의미는 거의 파괴되었다고 해야겠지만, 한 줄로 독립해도 충분히 자신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세계사>에서 이런 책을 기획하다니. 상술인가? 얊팍하다면 얊팍하겠지만, 제목과 카피와 여러 예술가들의 인터뷰를 담은 동영상까지 준비한 오래된 출판사의 이 책은 시를 담아내는 새로운 그릇 하나를 마련한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릇이 아름답고 크지는 않지만 여기 적혀 있는 아직 낯설고 젊은 시인의 한 구절로 시집을 펴게 된다면. 그때를 잠자코 기다려주고 싶다. 

...


끝물 과일들은 가난을 위로하는 법을 알고 있다 


박준, 「환절기」부분.


이 젊은 시인의 다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음을 떠올린다.




나는 천천히 울기 시작했다

공선옥 외/봄날의책/2013.11

 

작가들의 산문집. 특히 시인들의 에세이. 엊그제는 김소연 시인의 것을, 또 엊그제는 송경동 시인의 것을 읽었다. 그리고 더 이상 읽고 싶지 않아졌다. 송경동 시인의 산문은 세장, 쯤 될까. 담담하게 눌러 쓴 글씨. 왼손은 일을 하느라 아파서 상 아래 떨구고 오른손으로 성글성글 이어내려간 글. 글은 삶이 통과했던 '지경'에 있다. 그것을 살피지 않고서 불경하게 재능과 노력을 운운해선 안된다. 언제나 그 다음의 일일 것. 사람이 되는 꿈.




독서 공감, 사람을 읽다

이유경/다시봄/2013.11.

  

우연의 뜻은 알고 있었으나 필연이라는 말을 아직 알지 못했던 날이 생각났다. 엄청난 차이를 알았던 것 같았지만 무슨 차이도 없다는 것을 알았던 걸지도.  




나는 항상 패배자에게 끌린다

김경/달/2013.8..

 

언니를 알고 싶을 때. 언니가 필요할 때. 언.니.가.문.득. 내 게 없 던 언 니 가 생 각 날 때. 어떤 언니는 이렇게 살고 있단다. 안심이 되는. 그러나 나는 역시 이영주 『언니에게』쪽에 기운다. 안심을 거부하는.

 



호밀밭의 파수꾼

J.D.샐린저/공경희/민음사/2001.5.

 

두 권은 있었을 것이고, 두 번은 더 읽었을 것이고, 열 두번은 지쳐서 덮었을 것이다. 

이건 나의 온전-하려함을 설명하는 것이며. 상처받지 않았던 날들에 대한 번잡한 변명이고. 얄팍한 부피로 한 때를 지나왔음에 대한 인상이며. 불투명해지므로써 어른스럽게 보이고자 한 날들에 대한 한 줄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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