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서 김무열은 키와 눈빛, 목소리와 외투의 깃까지, 심지어 단정하게 자란 머리카락 마져도 모두 에서 판사역할을 위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한 인간이 되기로 한 결심과 그 인간으로 자라난 결과를 모두 포함해서 말이다. 판사로 자신의 평생을 살기로 한 것 같은 사람이, 사실은 이 작품에서만 그렇게 살기로 했다는 것이, 이것을 연기라고 불러야 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재판장에 불려오는 소년들과 눈을 맞추며 어색한 친밀함을 도모하는 것조차도 마치 '그러한 인간'이어서 나 또한 겸연쩍은 웃음을 짓게 된다. 김무열이 에서 가장 눈부신 순간중 하나는 자신의 유년, 아버지에 대한 폭력을 떠올리며 김혜수와 대립하는 장면이다. 그러나 이것은 전체를 놓고 보아도 단연 빛난다. 김혜수는 처음으로 자신의 의견을 다시 생각한다..
와 20세기 2권을 읽었다. 이렇게 자세하게 노트하면서 읽은 것은 참 오랜만인데, 그 이유는 이 책이 팔려서이다. 그냥 보내기 아까워서 발송하기 전에 다 읽어야지, 하는 게 이렇게 되었다. 덕분에 러시아 역사와 러시아 19세기 20세기 문학사를 거칠게나마 정리할 수있었다. 2권을 2~3일 만에 읽어서 아직 마음이 러시아에 가 있다. 황량하고 슬프다. 자본주의에 절어 있기 때문에 그 마음을 다 알수는 없지만, 소개하는 책을 읽으니 일부는 그렇게 되었다. 러시아의 민족성 러시아는 인내심이 강한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이건 가혹한 체제에도 인내했기 때문이다. 이 나라는 공동체 전통이 강한데, 농민 공동체를 '미르'라고 한다. 여기에는 세계라는 말도 있고, 평화라는 뜻도 있는데 오늘날 우주정거장의 이름이기도 하..
갓생살기. 크고 작은 프로젝트. 나의 아침은 새벽 4시 반에 시작한다. 밑미. 나는 리추얼에 대체로 회의적이었다. 리추얼이 보여주는 방식에 회의적이었고, 리추얼을 판매하는 것에 아주 회의적이다. 을 읽었다. 리추얼은 세계를 안심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든다. 시간 안에서의 리추얼은 공간 안에서의 거처에 해당한다. 리추얼은 시간을 거주 가능하게 만든다. 그렇다, 리추얼은 시간을 집처럼 다닐(드나들)수 있게 만든다. 리추얼은 시간에 질서를 부여한다. 시간을 정돈한다. 리추얼의 필요성. 여기서 말하는 리추얼은 한국에서 통용되는 의미보다 더 넓다. 하지만 인식하는 리추얼에 빗대서 이해해도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시간은 황급히 가버린다. 아무것도 시간에게 멈춤을 주지 않는다. 황급히 가버리는 시간은 거주 가능하지 않..
소년심판에서 김혜수의 눈썹 김혜수의 가르마와 앞머리가 왼쪽으로 가면서 자연히 오른쪽 이마와 눈썹이 잘 보인다. 소년심판에서 김혜수는 정면도 많이 보여주지만 특히 오른쪽 얼굴이 클로즈업 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배경이 다 날아가며 주목할 것은 김혜수의 얼굴 뿐이다. 저 아름다운 얼굴, 큰 눈동자. 그러나 독자는 이 미적인 얼굴에 머물러서도 빠져서도 안된다. 이것을 분산시키는 것이 저 눈썹이다. 이 눈썹은 일부러 다듬지 않은 연출을 하고 있다. 그래서 지져분해보이며, 눈썹의 끝은 서로 충돌하는 것 같다. 물론 정돈하지 않은 대부분의 눈썹이 그럴 것이나, 미디어에 노출되는 여성의 눈썹은 그래서는 안되었다. 매끄럽고, 그것은 아름답고, 대개 눈을 더 돋보이게 만들어 아름다움을 완성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그러..
무대보다 고속도로나 비상구가 더 가까운 자리 전동석/카이 페어가 코로나로 취소되면서 겨우겨우 다시 예매했다. 블퀘의 끝중에 제일 끝자리. 블루스퀘어에 억지로 낑겨들어간 느낌. 단차가 있어 무대는 확보할 수 있지만 배우들의 얼굴은 절대 확보할 수 없다. 다락방 느낌의 좌석으로 천정이 이렇게 가까울 수 없는데, 아늑한 것 같으면서도(착각이다) 좁아터짐. 대신 비상구는 가깝다. 아마 블퀘 옆 도로가 더 가까울 것같았다. 이 자리가 S석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오글 챙겨오지 않은 죄 오글을 빼놓았으나 가방에 챙기지 않고 그대로 집에서 출발. 오글 없이 도착했다. 하지만 아직 괜찮아! 빌리면 되니까! 하지만 6시 15분에 이미 오글 매진. 공연 시작은 7시 30분. 심지어 오글 빌려주는 시작 시간은 5분 남았..
묵찌빠를 해보셨나요? 편을 가르거나 순서를 정할 때 하는 놀이입니다. 지역마다 약간 다르고, 주문을 외우는 말이 좀 다릅니다. 저는 간단하게 묵찌빠, 만 하고 바로 주먹이나 가위를 냈던 것 같습니다. 제가 했던 마지막 묵찌빠가 최근 갱신되었다는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십 수년 전에 했을 묵찌빠를 배구를 하면서 엊그제 했거든요. 배구에는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무조건 2명 이상 있어야 할수 있다는 것. 당연한가요? 하지만 배구를 하고 싶어하는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나는 일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랍니다. 우리 체육관에는 배구를 하는 사람이 열 댓명 되는데요, 체육관에 들어올 때마다 정말 반갑고 고마워요. 내 공을 받아줄 사람들이 저기 있고, 나에게 공을 던져줄 사람이 여기 있다는 것이요. 아직도 이름을..
2월의 중순 근황 클라이밍을 드디어 시작했다. 아주 어렵게 수강신청 성공! 이로써 월수금 수영 화목 클라이밍 일요일 배구라는 화려한 라인업을 완성했다. 연말부터 1월까지 배구를 종종 빠졌더니 다시 근육통이 시작되었다(월요일부터 시작해서 금요일에 낫는다) 저번주에는 블로킹 스텝 연습을 했는데 생전 하지 않은 점프를 하다보니 화요일까지 제대로 걷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운동을 해서 튼튼해지는 건지 피곤해지는 건지 모르겠다. 월수금 수영은 잘 안지켜 지고 있다. 주 2번 나가는 게 그나마 목표. 하지만 어쨌든 수영은 즐겁다. 뉴비들을 보는 것도 즐겁고 나보다 2배는 많은 수력을 지닌 분들을 보는 것도 즐겁고. 피지컬이 좋아도 연습량이 없으면 나가지 못하는 걸 보는 것도 공부가 된다. 모든 것이 배울 것들이..
2021-2022 샤롯데에서 진행되고 있는 초연 이후 무려 15년 동안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이다. 류정한을 비롯해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 신성록, 카이, 전동석이 캐스팅되었다. 지킬과 하이드가 여자라고 생각해보자. 여자 버전의 과 을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해보자. 우리의 마음과 귀는 더욱 풍부해질 것이다. 여자 버전으로 캐스팅 해보았다. 지킬앤하이드 役 조정은 궁에서 조정은을 모셔오자 감정의 포화, 넘버에서 이미 하이드의 면모를 드러내는 지킬 조정은은 22년 시즌 지킬앤하이드에서 역을 하고 있다. 지킬의 약혼녀로 지킬이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라고 기다리는 사람이다. 조정은의 매력은 이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서사와 역할에도 관객을 설득해 낸다는 점에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것이 자신을 속이는 ..
스포일러 있음. 보신 분만 보기! 별점: 별 2 1. 하데스타운을 보게 된 계기 한국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 박강현 수상. 그리고 간지나는 오프닝 넘버. 이 오프닝 넘버의 변주로 뮤지컬이 진행된다. 2. LG아트센터 시야 방해가 거의 없는 좌석. 1층의 뒤열이라도 중블이라면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나는 6열에서 봄. 소극장 인원에 소극장 분위기. 그에 비해 굉장히 비싼 티켓. 오른쪽 구석에서 봐서 그런지 더욱더 작아보이는 무대, 모든 출연진이 한 무대에서 나와서 시작하고, 대부분의 장면에 모든 배우가 나오기 때문에 무대가 좁아 보인다. 더욱이 피아노를 포함한 밴드도 무대에 좌우측에 노출되어, 무대 운용이 좁다. 3. 신화 오르페우스를 현대로 재해석한 것. 1930년 미국. 대공황을 배경으로 한다. 4. 아..
#안산은 걷기 좋은 숲 안산은 서대문구의 많은 동에 인접해 있다. 무악재역에서 시작해 걸었는데 산책 데크가 산 둘레 모든 곳에 굉장히 잘 조성되어 있었다. 그래서 아이젠과 등산 스틱을 금지하고 있다. 여성을 위한 길이라고 선포한 곳이기도 하다. 산책하면서 많은 여성 위인들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또한 장애인을 위한 길로, 휠체어로도 데크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자작나무 숲과 메타세콰이어 길을 보았을 때 서울에 이런 곳이 있다니! 겨울산이 이렇게 좋은데 봄여름가을은 어떨지...! 환호하면서 걸었다. #청소년수련관 근처에 산다는 의미 내려올 때는 서대문 청소년 수련관으로 내려왔다. 청소년 수련관이 있다는 것은 청소년을 위한 수영장/헬스장이 있으며 그것은 성인도 함께 이용할 수 있고 그 밖의 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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