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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요는 2006년 개인전에서 <한강에 누워>라는 영상 작업을 보여주었다. 2003년부터 2006년 사이 진행된 이 작업은 작가 개인의 연애담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지만, 비단 작가의 개인적 경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 무산 계급의 로맨스를 한강을 배경으로 처절하게 드러낸다. 작가는 아나키스트적 마르크스주의자를 만나 사랑에 빠졌지만, 연애를 위한 둘만의 공간을 찾기가 매우 어려웠다. 작가는 아직 자신의 작업을 통해서 금전적 소득을 얻지 못하는 상태이고, 파트너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지금 자신이 처한 자본주의 사회에 대항할 수 있는 최대의 혹은 최소의 저항으로 여긴다. 그들에게 사랑을 위한 자신들만의 공간을 갖는 것은 사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한강이 있었다. 그러나 계절은 어느덧 겨울로 향하고, 추워지는 날씨속에서 그들의 연애도 더 이상 지속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도 끝났다.


p. 257.



김장언, 『미술과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단상들-미술이 사회와 대면할 때」, 현실문화.





미술평론집이다. 미술도 모르고 평론도 모른다. 그러나 몰라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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