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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 역시 말해두어야 할 것이다. 사랑을 나눈다는 것은 스스로를 되찾은 자신의 몸을 느끼는 것이다. 그것은 마침내 몸이 모든 유토피아의 바깥에서 자기 밀도를 온전히 가지고서 타자의 손 안에 존재하는 것이다. 당신을 가로지르는 타자의 손길 아래서, 보이지 않던 당신 몸의 온갖 부분들이 존재하기 시작한다. 타자의 입술에 대응해서 당신의 입술은 감각적인 것이 되고, 반쯤 감겨진 그의 눈 앞에서 당신의 얼굴은 확실성을 얻게 된다. 이제야 당신의 닫힌 눈꺼풀을 보려는 시선이 있는 것이다. 사랑 역시 거울처럼, 그리고 죽음처럼 당신 몸의 유토피아를 누그러뜨린다. 그것은 유토피아를 침묵시키고 달래주고 상자 안에 넣은 것처럼 가두고 닫아버리고 봉인한다. 그래서 사랑은 거울의 환영, 죽음의 위협과 사촌지간이다. 사랑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 이 위태로운 두 형상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렇게나 사랑 나누기를 좋아한다면, 사랑 안에서 몸이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p.39. <헤테로토피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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