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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앤하이드: 220322_전동석, 조정은, 선민_샤롯데씨어터

집에 오니 열한시 반. 다 쓰고 자니 열두시 반. 동 퇴근 잘하고 있을까 생각하며 쓰는 후기 샤롯데 밤에도 웅장하고 아름다운 샤롯데. 1층 15열 중앙. 맨눈으로 봐도 잘 보인다. 표정까지 보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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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 못하는 시절을 그리워하게 만드는 탁월한 클래식, 전동석

누구나 그럴 것처럼, 전동석이라는 이름을 말할 때, 그의 무엇부터 이야기 해야할지 잠시 생각하게 된다. 그를 이야기 하고자 할 때 한꺼번에 쏟아지는 그의 기럭지, 우아한 손가락, 천장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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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니 열한시 반. 다 쓰고 자니 열두시 반. 동 퇴근 잘하고 있을까 생각하며 쓰는 후기

차암내. 들뜨는 기분의 샤롯데. 시각은 7시.

 

샤롯데

밤에도 웅장하고 아름다운 샤롯데. 1층 15열 중앙.

맨눈으로 봐도 잘 보인다. 표정까지 보기에는 약간 아쉽지만 오글로 따라가지 않아도 그럭저럭 잘 보인다.

저번에 2층 시야도 좋았지만 배우를 보려면 무조건 1층. 무대의 높이와 내가 앉아있는 높이가 비슷하기 때문.

2층에서 보면 인물의 비례가 다르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무대를 보기에는 약간 아쉬움이 느껴진다. 이건 2층에서 조망해야 볼 수 있는 아름다움인 것 같다.

 

완벽한 정중앙보다 약간 오른쪽/왼쪽 기운 자리가 더 좋다. 지킬이 오른손을 뻗어 하늘을 가리키는 장면에 그의 오른 손이 얼굴이 다 가리는 장면이 몇몇 있다.

 

 

오늘의 캐스트

전동석 배우님이 고정이고, 조정은 배우님도 무척 보고 싶었고, 선민 배우님도 너무나 기대됐다! 바야흐로 오늘은 내가 갈 수 있는 날+최상의 캐스트+(잡을 수 있었던)최전방 자리였던 것. 게다가 저번에 극을 한 번 봐둬서 전동에게 놀라지 않고 비로소 극에 집중할 수 있었다. 

신도 생각하지 못했을 창조물 전동댕

2. 전동석 배우님

최고의 컨디션 천상의 목소리 최적의 연기 최상의 얼굴... 당신 최씨로 개명해.. 최동석... 모든게 최고야...

그 어떤 공격에도 무너지지 않고 잘 견디면서 봤다. 저번 공연에는 내가 너무 경황이 없었다. 정말... 이겨낼 수가 없어.. 얼굴 때문에 노래가 안 들린다. 얼굴을 보다보면 공연이 안보이고, 하지만, 오늘은 그것을 이겨냈다.

 

'선택은 없어' '지금 이 순간' '변화' 'alive' 까지 완벽한 코스였다. 마스크를 썼는데도 그 위로 입을 가리면서 봄. 내내 감탄했다. 저것이 완성된 자의 모습이구나. 그것을 스스로 아는 자의 노래로구나. 무엇하나 흔들림 없이 완벽했고, 연기로든, 진짜이든 숨을 몰아쉴 때도 여유가 있어보였다.  

 

3. 조정은 배우님

1막까지 불안한 목소리였다. ㅠ_ㅠ실수에 가깝게 느껴지는 노래였다. 내가 다 속상해서 조마조마하면서 봤다. 전동과의 페어 때에도 불안했으나 전동이 너무나 잘해주었다. 저번 전동석+이지혜 캐스트 때 있었던 약혼식, 결혼식 때의 애드리브가 없었다. 애드리브가 없으니 조금 썰렁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서인지 전동석이 완전히 혼자 이끌어 간다는 느낌이 덜했다. 물론 전동만 보는 나로서는 그가 무엇을 해도 좋지만, 극이 더 풍부해 지려면 다른 배우의 연기와 노래에도 몰입이 가능해야 하니까. 그걸 2막에서 조 배우님이 하셨다. 

 

4. 선민 배우님

최고시다. 대사나 노래의 시작이 불안할 때도 마침내 탄탄하게 가져갔다. 아, 이것이 루시의 감정과 인생이구나. 루시가 노래할 때 소름이 다 돋았다. 지킬에는 "지금 이 순간"을 넘는 명넘버가 2개 있다. 그중 하나.

 

 

 

5. 댄저

댄저가 댄저한다는데 사실 잘 모르겠다(?) 두 배우가 충실히 열연하고 있다는 느낌. 그리고 지켜보고 싶은 장면은 아니다.

 

내가 봤던 가장 위험했던(?) 뮤지컬 장면은 아이다였다. 진짜 연인같고, 사랑에 빠진 이들의 감정이 잘 드러난다.

 

 

6. 2막 '그의 눈에서' In his eyes 

조정은 배우님 목소리가 2막에서는 좋았다. 특히 이 노래는 열창... 엠마가 지킬을 이렇게 뜨겁게 사랑하고 있었나? 정신이 드는 기분이 들었다. 선민 배우님도 좋았는데 조정은 배우님의 감정이 너무나 독보적이었다. 이지혜 배우님 때는 아름다워서 그저 빠져들었던 목소리였는데, 이번에는 다르게 느껴졌다. 

 

엠마가 지킬을 찾으러 다니는 씬도 더 크게 다가왔다. 저번 공연은 동의 모습을 처음보고 충격 받아서 잘 집중하지 못했던 것도 있지만, 극에 졸가리가 없고 설득력도 없는 공연이었고 오로지 지킬앤하이드의 공연이었는데 오늘은 눈물도 나고, 소름도 돋는, 이야기가 있었다. 잠깐이지만 지킬과하이드에게서 엠마의 이야기로 극이 움직인 순간. 

 

7. 당신은 컨프롱 장인이 되었군요

하이드가 완벽해서 지킬이 살아난다. 하이드는 저음 뿐만 아니라 몸도 잘 쓰는데, 그 핏이 너무나 완벽하다. 손가락, 허벅지, 그리고 박자에 맞춰서 허벅지를 치거나 가슴을 치거나 손을 쓰는 것들이 너무나 조화롭다. 그 저음이 지킬의 선한 목소리를 더 드러나게 만든다. 그리고 어떻게 이 정신없는 와중에도 그 가발조차 지킬과 하이드를 그렇게 잘 지켜내면서 표현하는지... 전체적으로 하이드가 목을 긁는 소리가 저번보다 덜해서 더 좋았다. 목 아껴요 ㅠ_ㅠ 첫째는 당신의 삶을 위해서이고, 두 번째는 이 시대가 기록해야 하는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ㅠ_ㅠ

 

8. 조연

하인분: 연기가 좋았다. 발성이 안정적이고 지킬가를 대대로 보필한 사람인 것처럼. 그 이데이 같은 연기...

장군: 이사회가 끝나고 여기는 대영제국이야, 미국이 아니라고 하면서 퇴장할 때 계속 웃는데 그 웃음소리 연기가 인상 깊었다. 어떻게 저렇게 호흡을 태우지? 싶은.

 

 

짜증 포인트

지킬앤하이드에서 극을 설명하는 지킬의 친구 역할이 굉장히 거슬린다. 왜냐면 그가 지킬을 데리고 윤락업소에 가기 때문. 후.. 그래놓고 가서 좋았지 않았느냐 너도 즐기더구만 이런 소리를 늘여놓는 작자가 끝까지 나와서 줄거리를 전달하는 게 빡치는 포인트. 그래도 저번 공연 때보다는 덜 빡침.

 

주교를 죽이는 장면이 잘 보인다. 성호를 반대로 긋고 기름을 뿌리는 것도. 모두 계산되었을 동작들과 연출이 멋졌다. 

 

그밖에

2층보다 인간이 많아서인지 기침과 진동소리도 많았다... 백번 양보해서 기침은 그렇다고 해도 진동소리는 대체 무엇인가...! 진동소리 근방으로 2m까지는 모두 다 들린답니다. 진동 때문에 당신도 놀랐겠지만 제발 여러분 당신의 옆자리에 있는 사람의 돈과 시간을 생각해서라도 다시는 그러지 마라 당신이 그렇듯이 이 공연을 위해 최소 5시간과 10만원+a만원을 쓴 사람이다

 

캐스트 추천(전동석 배우님 고정)

전동석 배우님의 귀여운 포인트를 볼수 있다, 황홀한 목소리 듀엣: 이지혜 엠마

지킬과 엠마의 서사에 설득되고 이 얇팍한 극을 풍부하게 보고 싶다면: 조정은 엠마

 

루시는 선민++

 

후후.. 다른 지킬은 전혀 궁금하지 않네요.

전동 배우님 다음 지킬도 건강하게, 즐기시면서 완성하시기를!

지킬만 모아놓은 곳

박은태 배우님: 방송에서 노출된 건데 유튜브에 공개되어 있다. 너무나 고퀄이다. 은배우님 지킬과 하이드가 명확하게 한 사람이라, 바뀔 때의 로딩이 있다. 혼란스러워 하기도 하고, 그 시간을 관객들이 함께 느끼게 될 것 같다. 이런 면에서 갑자기 바뀌는 듯한 전동의 모습은 흥미롭지만 이입에 조금 어려울수도. 하지만 그래서 극적이다.

 

카이 배우님의 해석도 궁금하다. 프랑켄에서 전동과 카이를 다 볼수 있었는데?! 표가 취소되어 민과 은으로 봤지만...! 그 역시 화려한 캐스트였다. 민배우님 차기작으로 돌아와요ㅠㅠ

 

끝이 없는 주접의 길. 전동의 좀 더 젊은 시절 지킬을 만나볼 것을!

그는 이미 원숙한 지킬이었다네. 하지만 완성되어 여유있는 모습도 너무나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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