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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

개와 예술에 대한 몽상

_봄밤 2015. 9. 18. 00:13




나는 어떤 자가 예술가인가 아닌가를 감식할 때 먼저 그의 가슴속에 명쾌한 비극이 있는지 아닌지를 본다. 있지도 않은 비극을 가장하거나 한술 더 떠 비극을 극복하고 회화했노라 떠벌리는지 아닌지를 본다. 예술적 출세의 코스튬이 아닌 시의 원형질인 비극. 아름다운 개새끼들의 예술은 차선책과의 싸움을 즐긴다. 자기의 전체를 걸고 전진하는 그들의 투쟁은 화가 나면 날수록 늠름해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것? 모든 새로운 것들은 쓰레기통 속에 있다. 또한 나의 예술적 소외가 나의 예술적 권위로 탈바꿈하는 바로 그 지점에 있다 우리 내부에 신처럼 살아 있는 비극은 반드시 필요한 과학이다. 


이응준, 「개와 예술에 대한 몽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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