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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시를 읽었는데 바로 이근화이다. 그러나 오늘은 이근화의 시가 아니라 에세이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사실 뭐 써보려는 것도 사실 아니다. 감동한 부분만 잠깐 공유하고 다시 감동하러 가야한다.

 

<나의 차가운 발을 덮어줘> 시집 끝에 실려있다. 시는 몇 개 잡아뒀지만 더 좋아하기 위해서는 읽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반지하 방의 스누즈>는 직관적이니까 이것부터 이야기하자. 정말이지 시인의 에세이다운 제목이다. 뭔소린지 모르겠다는 말이다. '스누즈'는 알람을 누르는 버튼이거나 그런 형식, 을 말하는 것 같은데, 반지하 '방'에 그런게 붙어 있었다는 건 아니고 반지하방에 있던 학생용 침대에 그런 기능이 있었다고 한다. 변명같은 설명을 왜 내가 해야하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시인은 학생일 적에 거기서 책도 읽고 그러다가, 송창식을 들었다고 한다. 

 

다음은 이 사람은 왜 에세이를 쓰지 않고... 라는 감정을 불러오는 대목이다. 

 

"송창식 아저씨가 좋았던 것은 어딘가 남다른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노래라고 하기보다는 외침에 가까운 것이었는데 어린 내가 듣기에 꽤 신선했다. (...) 가나다라마바사에서 시작하여 어떻게 으헤으헤으허허로 이어질 수가 있는지 궁금했다. 피리 부는 사나이의 소박함과 왜 불러 왜 불러 돌아서서 가는 사람을 왜에에에에의 절규는 또 어떻게 통하는 것인지. 고래사냥이나 선운사, 사랑이야 등을 들으며 막연하게 내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청춘이란 저런 것인가 생각했다."

 

"내가 좋아했던 애는 항상 산울림 노래를 불렀다. 나른하게 까진 애였다." 

 

훠후. 보다 더 많은 걸 이야기하지만 여기까지는 조미료에 가깝고, 하지만 이렇게 훌륭하게 치는 조미료라니 아는 맛의 구태의연함을 뛰어넘는 양식에 대해서도 말해질 필요가 있다. 나는 감동해야할 시간이 필요해서 여기까지만 적겠다. 이근화는 정말 못말려. 이근화를 아십니까? 모르죠. 시인이고 제가 좀 좋아하는 사람인데요, 이근화를 읽어보세요. 그녀의 명랑, 그녀의 슬픔, 그녀의 명랑한 슬픔을 만나게 되길 바랍니다. 명란 파스타까지는 가지 말고요 .. 내 맘같은 시들은, 작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어지니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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