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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2016

11월의 산책

_봄밤 2016. 11. 20. 22:50


페미니즘의 도전

정희진/ 교양인2013

나는 안다는 것은 상처받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다는 것, 더구나 결정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삭제된 역사를 알게 되는 것은, 무지로 인해 보호받아 온 자신의 삶에 대한 부끄러움, 사회에 대한 분노, 소통의 절망 때문에 상처받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 여성주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 더욱이 편안할 수는 없다. 다른 렌즈를 착용했을 때 눈의 이물감은 어쩔 수 없다. 여성주의뿐만 아니라 기존의 지배 규범, ‘상식’에 도전하는 모든 새로운 언어는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삶을 의미 있게 만들고, 지지해준다. 여성주의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의문을 갖게 하고, 스스로 자신을 정의할 수 있는 힘을 준다. 대안적 행복, 즐거움 같은 것이다.


읽는 동안 굉장히 행복했고, 벅찼다. 나는 그녀가 굉장히 덜렁거리며, 급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녀가 보여주는 숲은 이제까지 누구도 보여준 적 없는 색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X의 즐거움

스티븐 스트로가츠/ 이충호/ 웅진지식하우스/ 2014

"...험프리는 주문을 자세히 듣고 주방에 그 주문을 소리쳐 알려준다. “생선, 생선, 생선, 생선, 생선, 생선!” 그것을 보고 어니는 6이라는 수가 얼마나 편리한지 깨닫는다. 어린이는 이 이야기를 통해 수가 얼마나 편리한 것인지 배운다. 펭귄 수만큼 ‘생선’을 계속 외치기보다는 6이라는 수를 사용하면 훨씬 편리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부분의 '생선'을 '고등어'라고 기억했다. 이것 때문에 이 책을 샀다. 재미있고 아름다운 설명으로 가득하다. 


"또 한 가지 미묘한 점은 수는 (이 점에서는 다른 수학 개념들도 모두) 나름의 생명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수를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다. 수는 우리 마음속에 존재하지만, 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하고 나면, 우리는 수의 행동에 간섭할 수가 없다. 수는 나름의 법칙을 따르고, 나름의 속성과 개성과 서로 결합하는 방식이 있으며, 우리는 그저 지켜보고 이해하려는 노력만 할 수 있을 뿐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 없다. 이 점에서 수는 기묘하게도 이 세계의 물질인 원자와 별을 연상시키는데, 원자와 별도 우리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법칙을 따르기 때문이다. 다만, 이것들은 우리의 마음 밖에 존재한다. -24쪽"


 

사사롭지만 좋은 날3

영춘/ 애니북스/ 2014

작가에 대한 애정으로 샀다. 좋았던 장면은 몇 개지만 그걸로도 살 이유는 충분하다. 그는 더 좋은 것을 그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자수 스티치 A to Z

컨트리 범킨/ 조은형/ 경향BP/ 2014

이제 실과 바늘만 사면 된다. 아직 손으로 한땀 한땀 해야 하는 일에 대한 믿음이 있다. 그 시간의 결과물이 주는 의외의 믿음 뿐만 아니라, 그 시간 동안 내가 하게 될 자세와, 생각들에 대한 기대를 포함한다. 



내가 무엇을 쓴다 해도

이근화/ 창비/ 2016

두 번 읽었고, 아직까지 좋은 시를 발견하지 못했다. 나는 그녀를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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