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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_언제 살아 있다는 것이 죄가 되지 않을까, 마음 하시는 독자분이 계셨어요. 시인으로서 삶을 돌아본다면 어떠세요.


이문재_이십대 후반에 괜히 멋부린 것 같고요, 알게 모르게 죄의식에 많이 시달렸어요. 냉정하게 따지면 죄의식은 제 밖에서 왔던 것 같고요. 제가 태어날 때 부모님이 아니라 조부모님이 계셨구요...(관중 조금 웃음) 여러가지가 자존감의 결핍에 관련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자기 삶의 주인이 되려면 가장 먼저 대면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자존감의 문제입니다. 자존감이 없으면 자기의 느낌, 꿈, 생각을 말하지 않게 됩니다. 그러면 아무것도 못하게 되지요. 자존감을 살리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어린시절부터 이야기를 써보세요 한 번


시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하게 자존감을 회복하는 방법은 어린시절에 있던 상처를 써보는 것입니다. 정면으로 맞딱드리세요. 죄의식, 자책감을 털어버릴 수 있습니다. 


자기가 자기를 대상으로 글을 쓰는 것, 이것보다 본질적인 것은 없습니다. 약간의 용기만 있으면 됩니다. 많이 울어야 할거에요. 



상수 이리카페에서 이문재 시인의 머리카락과 목소리를, 박준 시인의 목소리를 만났다. 


좁디 좁은 카페에 사람이 많아서 옆사람과 앞뒤 사람이 복작복작 붙어 앉았다. 좁고 낮은 의자에 무척 즐겁고, 아프게 앉아 있었다. 그냥 서서 들을걸 그랬다. 눈을 보지 못해 아쉽다.


박준 시인은 언젠가 이문재 시인께 용돈을 받은적이 있다고 했다. 봉투에 삼십만원이 들어 있었고 겉봉에는 '준이는 삼십만원이 필요하다'라고 적혀 있었다고. 이 말에 이문재 시인은 기자 생활을 오래하고, 백수로 4년을 보냈다고 입을 떼셨다. 그때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참 많이 받았었는데, 자기가 도움을 갚는 법을 생각하니 도움을 준 사람에게는 안갚겠다. 효도 하듯이, 내리사랑 하듯이 내 후배들에게 갚겠다라고 마음하셨다고. 그래서 건네는 마음도 '내가 주는 것이 아니고, 너에게 갚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봉투 겉봉에 'OO는 ~가 필요하다'라고 적는 것은 이문재 시인 또한 은사님께 배웠던 것이라고.  




<준이는 삼십만원이 필요하다> 말도 마음도 근사해서 봉투를 그리고 적어보았다. 

왜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는지, 여기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기념식수」와 「손은 손을 찾는다, 「문자메세지」를 낭독했다. 


      





: 사진, 책 이미지 출처_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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