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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이준규

_봄밤 2014. 3. 22. 21:16



거리



이준규



 서러움에 어떤 거리가 생겼다. 모든 사물은 어떤

거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때 비가 쏟아졌다. 어디였

을까. 내가 자세히 그리워하지 않았던 곳이. 택시 안

에서 문득 울고 싶은 대낮이 있다. 아무에게도 말하

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이다. 성당이나 철길을 보고 서

러워지는 것도 이유가 없다. 자정이 가까워지고 있었

고 어디선가 들깨 향이 났다. 깻잎을 보면 야구공이 

생각나는 건 개인적인 일이다. 오래된 커피 자국을 

본다.





이준규, 『네모』, 문학과지성사, 2014.









오히려 형식이 그에게 '구애'하는 것 같다고 했다. 아주 좋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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