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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지게-허수경

_봄밤 2024. 5. 25. 21:09

물지게

 

허수경

 

 물지게를 지고 지나가는 남자, 남방초길 십자성길 지

나는 시간 없는 시간 속의 남자 지고 가는 물동이에 빛

있다 물이 우려내는 빛, 섬세한 빛 근육, 야자잎 드문드

문 빛의 존재를 지우는데도 빛은 있다, 저 빛을 마신 남

자의 아이들은 물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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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물지게와 빛과 빛그늘과 아이들로의 순환

 

'빛의 존재를 지우는데도 빛은 있다'

아아, 아름다워서.

 

 

* 방초(芳草)는 향기로운 풀을 말한다. 십자성(十字星)은 남반구에 있는 별자리다. 남십자성으로 알려져 있다. 순례의 길을 아름답게 표현한 말.

 

https://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nNewsNumb=202003100055#google_vignette

 

阿Q의 시 읽기 〈42〉 실러의 ‘순례자’

나아갔다, 심연 위에 길을 내고 급류 위에 다리를 만들어

monthly.chosun.com

 

 

더 좋은 시도 있지만 받아적는 마음이 참혹해서 적을 수 없다 고통스럽고

허수경 시를 오랜만에 보니 좋았다고 생각한 다른 시집이 정말 가벼웠다.

다른 시가 무척 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