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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근황

_봄밤 2020. 6. 1. 10:28

작정하고 잤더니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잘 수 있었다. 그 이상은 머리가 아파서 못자겠더라. 겉옷 빨래를 돌리고, 삐용삐용 우는 고양이와 숨바꼭질을 하고 콘푸라이트를 말아 먹었다. 크렌베리가 들어있는 것인데 명백하게 시리얼이 제일 많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용량 봉지 뒷면에 그려진 그림은 그레놀라와 크렌베리가 더 많이 있다. 이렇게 그려놔도 괜찮은건가 소비자보호원이나 공정거래법에 위반은 되지 않는 모양이지... 이게 뻥인걸 서로 잘 아니까 괜찮은건가. 하며 우걱우걱 먹었다. 두유를 먼저 한 컵 따르고 그 위에 부었더니 좀 이상한 모양새였다. 넘칠까봐 많이 못 부었고, 역시 마음이 앞서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요새는 스트레칭만 해도 기력이 없어지는 것 같다. 오늘로 막을 내리는 전시 티겟을 겨울에 사뒀는데 도저히 갈 기운이 나지 않더라. 남부터미널까지 가야했기 때문이다. 남부터미널이란 무엇인가. 다른 도시로 떠나기 위해 도착해야 하는 장소... 여행을 떠나기 위해 들려야 하는 곳. 여기서 1시간이 걸린다. 마음이 있었더라면 어제라도 표를 나눔할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도 못했다. 다음 날의 나를 몰랐기 때문이다. 또 모르지. 몸에 기운이 나서 당장에 전시를 보러가야한다고 했을지도. 그러나 그런일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대체 고작 두유를 먼저 부은 게 마음이 앞서가는 일이라고 할 수 있어? 제발 마음이 앞서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마음이라는게 도무지 없는 것 같으니까. 낮에는 박상영의 소설을 읽었다. 책을 본 건 아니고 웹에 연재되고 있는 게 있어서 냉큼 봤다. 재밌어서 깜짝 놀랐다. 남들이 다 웃기다고 하길래 나는 좀 벗어나 있는 사람인 줄 알았거든... 아니어서 마음이 좀 그랬지만 다음 책은 고민하지 않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링크는 여기. http://www.weeklymunhak.com/

 

주간 문학동네

1994년 7월 24일, 여섯 명의 아이들이 빈집에 있었다. 그날 서울의 낮 기온이 38도까지 올라갔다.

www.weeklymunhak.com

 

 

그리고 또... 드라마를 보았을 것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다 봤다. 아니 사람이 고백하는데 그 다음 장면이 키스라니 동물인가? 기함을 하면서 봤다. 말을 하라고! 말을! 좋아한다고 고백했으면 고맙다 어쩐다 나도 그렇다 할 말이 있을 거 아니야 왜 키스를??

 

욕을 하면서 보았고, 적금 통장에 돈을 넣었다. 신한은행에서 새마을금고로, 다시 새마을금고에서 적금계좌로 보안카드를 꾹꾹 누르며 이체했다. 한 달마다 일어나는 바보같은 일인데 할 때마다 아 새마을금고 적금으로 바로 넣으면 되는데 하고 후회한다. 그러는 사이 윗집 아랫집이 너무 투명해서 홀리한 노래가 들려왔다. 멜로디가 쉬워서 금새 따라하게 되는 노래들. 누군가의 게임 소리들. 소음을 들었다.

 

과 상관없이 재미있고 싶다. 웃긴 사람이 되고 싶다. 나에게도 몇 가지 간질간질한 유년이 있었을 것이다. 돌부리에 문장이 걸려 넘어져도 조금씩 써봐야지.